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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담아온 글들

남녀...사랑
2004.09.26 00:49

공주와 기사

조회 수 330 추천 수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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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생이 상기된 얼굴로 써클실에 들어와, 그 날의 무용담을 말한다.

"(이대근 톤으로 ^^) 오늘 학교 오려고 버스를 탔는데 말야.

왠 여자가 치한을 만나서 울고 있더라구.

세상에 그런 나쁜 놈이 다 있어 그래?

내가 그냥 그 녀석을 번쩍 들어서, 버스 창문을 열고 밖으로 던졌지."

친구들은 남자의 말에 어깨를 두드려 격려를 보내면서

방금 들은 이야기를 영상으로 옮겨 머리 속에 그려본다.

분명, 치한을 만난 그 여자는 예뻤을 것이다.



남자는 자신이 정의롭다는 것에 일종의 프라이드를 느낀다.

특히 길에서 불량배들에게 봉변을 당하는 여자를 본다면,

그의 혈관에서는 뜨거운 피가 솟구쳐 오르는데,

특히 아름다운 여자가 그런 일을 당하고 있다면

온 몸이 활활 타오르는 화산이 된다.

그녀는 바로 그가 꿈꿔오던 공주님이고,

그 순간 그는 별 볼일 없는 평범한 남자에서

공주를 구해내는 백마의 기사로 둔갑하기 때문이다.

술만 먹으면 지나가던 사람과 시비가 붙는 남자는

이루지 못한 기사의 꿈을 펼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 불량배들은 무섭다.

갈수록 무서워지는 십대들이, 기사의 자존심을 백마에서 떨어뜨려 버리자,

남자는 여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최후의 무기를 잃어버린 셈이 되었다.

그래서 요즘 남자는 애교를 배운다.



몇 달 전, 핸드백을 소매치기 당한 여대생이

달아나던 소매치기의 오토바이를 이단 옆차기로 넘어뜨리고,

너무 놀라서 핸드백마저 버리고 도망가던 소매치기와

한 바탕 추격씬을 벌인 후,

결국은 소매치기를 포박하여 경찰서까지 끌고 간 사건이 있었다.

그녀는 태권도 유단자였다고 한다.

요즘 공주는 무술을 배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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