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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담아온 글들

남녀...사랑
2004.11.21 22:50

[사랑은...] 2004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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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삭발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는 거냐?”
일년만에 만난 후배녀석을 끌고
시끌시끌한 주점 한 구석에 자리를 잡자마자, 그녀는 따지듯이 물었다.
한 살이라도 많으면 그렇게 누나 행세를 할 권리라도 주어진다는 듯이.


그녀의 요란스러운 반응에 만족했는지, 그는 뿌듯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세 번째는 좀 특별하게 해보고 싶어서.”
그녀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관찰하듯 그를 바라보았다.
일년만에 나타난 그 녀석은
그 사이 벌써 세 번째 이별을 해치우고서,
이별의 흔적을 그대로 드러내는 흉한 몰골로, 해맑은 척 웃고있었다.
“나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지도 않았어?
  누나 보고싶을 때 많았는데... ”
그렇다면 후배인 네녀석이 전화를 하면 되지 않았느냐고 쥐어박으려는데,
어느 새 녀석의 눈길이 그녀의 등 너머로 도망치고 있었다.
“그러다 너무, 익숙해지면, 곤란할 것 같아서...”
녀석의 시선이 멀어진 동안,
그 등을 두드려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팔을 뻗으면 닿을 것 같기는 한데, 하고 망설이는 사이,
주문했던 안주와 술이 나왔고, 녀석의 얼굴이 환하게 돌아왔다.
"아, 다 지난 일이야~ 술이나 먹자고~
머리는 괜히 깎아가지고... 누난 이런 짓 하지 마라~"


그들 사이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있었는지,
혹은 이제부터 시작되려는 것인지,
그것은 쉽게 알 수 없는 문제다.
분명한 건,  
누군가를 마음에 담고있다면, 반드시 가슴 아픈 순간이 온다.
그의 곁에 내가 없는 동안
그 사람이 얼마나 힘겨운 일을 겪었는지를 들었을 때,
그리고 그가,
이제는 다 지난 일이라며, 괜찮다고 웃을 때이다.





2004년 10월 25일 사랑은...


* 출처 : 김C의 스타일( http://www.imbc.com/broad/radio/fm4u/kimcstyle/love/index.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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