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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2 18:26

제왕절개 수술이 저출산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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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아이들이 묵어가는 신생아실. 우리 나라 신생 아 10명 중 4명은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태어난다. 여성이 평생 동안 낳는 아이의 숫자를 추정한 수치가 합계출산률이다.통계청은 8월24일 지난해 우리 나라의 합계출산률이 1.16명까지 떨어졌다고 발표했다.우리 나라에서 인구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이며, 세계적으로도 최저 수준이다.국가가 강제로 한 가구당 한 명씩밖에 자녀를 두지 못하게 한 중국(1.6)보다도 훨씬 낮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당연하게 기혼자는 아이 낳기를, 미혼자는 결혼하기를 꺼리는 까닭이다.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설명이 부족하다.국가가 출산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중국마저 ‘눌러버린 데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세계 최저 출산률 속에는 보건복지부나 여성부, 그리고 이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간과한 숨은 그림이 있다.그것은 전세계를 통틀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높은 수준의 제왕절개 수술률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때 43% 선까지 치솟았던 우리 나라의 제왕절개 수술률은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리며 현재 38%선에 머물러 있다.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제왕절개 수술률은 5~15% 수준이다.

제왕절개 수술률 38%, 세계 최고

언뜻 생각하면 제왕절개는 출산률과 큰 관계가 없을 것 같다.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미국은 제왕절개 수술률이 20%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 다음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그래서 연구도 활발한 편인데, 미국 학계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제왕절개율과 불임률은 거의 동시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아직 논쟁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첫 아이 출산 때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 정상 분만 경험자보다 다음 번 아이를 갖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이 거의 정설로 굳어져 가고 있다.미국 학계의 최신 논문에 따르면, 5년 내에 다시 임신할 확률이, 정상 분만자가 62%인 반면 제왕 절개 수술자는 45%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역학 조사 결과 골반 수술이 재생산력을 떨어뜨린다는 확실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제왕절개 수술률이 높은 지역의 출생률은 거의 예외 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영국 던디 대학 연구팀도 얼마 전 비슷한 연구 결과를 <의학저널>에 발표했다.제왕절개 수술을 해서 첫 아기를 낳은 여성의 두 번째 임신 성공률은 정상 분만을 한 산부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첫 임신 때 몇 %가 제왕절개 수술을 받는지, 그들이 정상 분만자에 비해 두 번째 임신을 하는 데 얼마나 애를 먹는지 전혀 조사된 바가 없다.하지만 미국의 경우를 적용하면, 우리 나라 산모들이 이미 첫 임신 때 상당한 타격을 입으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우리 나라는 이에 덧붙여 브이백(VBAC)률이 심각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브이백률이란 제왕절개로 첫 아이를 낳은 산모가 두 번째 임신 때 정상 분만을 하는 비율을 말한다.브이백률이 낮다는 것은 세 번째 임신이 그만큼 원천 봉쇄된다는 것을 뜻한다.세 번이나 수술을 강행해서라도 세 번째 아이를 갖기를 원하는 산모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브이백률이 단연 낮은 수준인 미국이 20% 대인 데 비해 우리 나라의 2004년도 브이백률은 3.5%에 불과하다.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산모 중 다시 임신한 산모의 96.5%가 다시 제왕절개 수술을 받는다는 얘기이다.결국 38%에 달하는 산모 거의 전부가 세 번째 임신 가능성을 봉쇄당한다는 얘기나 마찬가지이다.

제왕절개 수술을 받으면서까지 출산하는 산모는 대부분 정상적인 가정의, 출산 의지가 강한 여성들이다.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숫자가 두 번째 임신 기회를 박탈당하고 세 번째 임신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된다는 결론이다.

한국의 제왕절개율이 기형적으로 높은 이유는 단순하다.의사 처지에서 보면 자연 분만이 훨씬 힘들고 위험 부담도 높은데 반대로 보험수가는 훨씬 싸기 때문이다.며칠을 지켜보며 8~10시간 씨름하다가 간신히 애를 받고도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잠깐 수술하는 것보다 절반도 돈을 못 받는다면 누가 그 짓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더군다나 브이백은 제정신을 가진 의사라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상자 인터뷰 기사 참조). 자궁 파열과 같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마취 의사를 비롯한 여러 명의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데도 보험수가는 자연 분만과 똑같다.공을 들이면 들일수록 손해만 나는 구조이다.게다가 법원은 자연 분만을 밀어붙이다가 사고가 나면 제왕절개를 했을 때보다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그리고 의료계는 벌써 몇년 동안 제왕절개 적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성과는 미미하다.



출처 : 시사저널 문정우 전문기자


* 출처 : http://blog.naver.com/leadertown/60017209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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