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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5 12:20

주가가 물가를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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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건희 재테크 칼럼리스트][이건희의 행복투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도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생활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똑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소비자 물가지수는 2.9% 올랐다. 장기적으로는 1975년부터 35년 동안 9.12배 올라 복리로 연평균 6.5%씩 상승했다. 1980년에 비해서는 4.12배 올라서 30년간 연평균 상승률은 4.8%다.

◆물가에 비해 주가는 '토끼'


품목별로 보자면 자장면은 1974년에 150원에서 2010년에 4000원으로 36년간 27배, 연평균 9.5% 상승했다. 담배가격은 1974년에 200원에서 2010년에 2500원으로 12.5배, 연평균 7.3% 올랐다. 1975년에서 2010년까지 35년 동안 소주가격은 9.9배, 달걀가격은 7.3배, 택시요금은 9.6배 올랐다.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1980년 대비 2010년에 20.5배 올라 연평균 10.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주가지수가 물가지수보다 빠른 속도로 오른 것이다. 물가가 크게 올랐다고 하지만 차라리 주가를 ‘토끼’에 비유할 수 있다. 한국 주식시장이 최악이었던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시절이라도 훨씬 오래전과 비교한 장기 연평균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을 초과한다.

한편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08년에 389만4709원으로 1980년의 23만4086원에 비해 16.6배 늘었다. 1980~2008년까지 28년간 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연평균 10.6% 증가한 것에 해당한다. 즉 주가지수는 장기적으로는 물가지수보다는 근로자 가구의 소득에 더 큰 연관성을 가진 셈이다.

그러면 왜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이 오른 것에 비해 자신의 경제적인 형편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장바구니 물가는 더 무거워진다고 느끼는 것일까? 그것은 평균소득이 증가하면서 양극화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극화 시대에 상위 계층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 전체 평균소득의 증가를 추격하고 물가상승의 압박감을 극복하려면 주식시장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가 오르고 금리 플러스 땐 주가도 오른다

소시민에게 다행인 것은 주식투자는 부동산투자와 달리 적은 돈으로도 할 수 있고 적금처럼 적립식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이 잘 오르리라고 예상되는 아파트가 있더라도 보통사람들은 고가라서 투자할 수가 없지만 주식시장에서는 큰돈은 물론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또한 현금이 필요하면 아무 때라도 곧바로 현금화가 가능해 융통성이 크다. 부동산은 환금성이 떨어지고 특히 냉각기에는 현금화가 힘들어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장기적으로 보면 일반인에게는 주식이 인플레이션을 극복해 가는 좋은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식투자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1년 이내 단기적 관점에서는 -8~28%의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지만 5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는 변동성이 2~18%로 줄어든다. 이런 데이터는 여유 자금으로 5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한다면 손실을 보지 않고 연평균 수익률이 금리를 초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주식투자는 장기투자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최초로 주식에 돈을 넣은 것은 1970년대 말 성장가치 있는 우량대형주였다. 지금은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는 대학생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던 시절에 필자는 우리나라보다 앞서간 선진국에서 주식투자로 큰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보고 주식에 돈을 넣으면 언젠가 크게 늘어나게 되리라는 기대감을 가졌다. 대학생으로서 아르바이트 해서 모든 돈을 주식에 넣은 뒤 1990년에 전량 현금화하면서 장기투자의 가치와 위력을 체험적으로 알게 됐다.

가장 이상적으로 주식시장에 입문하는 것은 주식시장 폭락기에 장기투자를 염두에 두고 입문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큰 수익 내려고 하니까 하락기·조정기에는 오히려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돌이켜 차트를 보면, 필자가 1977년에 최초로 주식을 산 시점은 주식시장이 10년간 어마어마한 상승을 한 꼭지 근처였다. 그 당시 타이밍 개념을 정확히 몰랐던 것이다.

주식이 장기적으로 돈을 벌어준다는 생각과 성장성 있는 우량 대기업으로서 잘 아는 회사의 주식이라는 점만 보고 돈을 넣었다. 매수 시점만 본다면 최악의 투자였다고 말할 수 있다. 매도시점도 한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초로 1000포인트를 넘어서는 위업을 달성하고 1000포인트 위에서 쌍봉을 만든 이후 한참 뒤에나 팔았으니 최적의 매도를 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주식을 살 때 들어간 돈의 가치에 비해 팔고 난 뒤 그 돈의 가치는 훨씬 더 커져 있었다.

주식투자는 타이밍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보다 더 상위에 놓이는 핵심은 멀리 내다보는 것, 즉 장기적인 방향성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멀리 내다보자는 것이지 반드시 오른다는 것이 아니다.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아파트에서도 멀리 내다보는 조망이 좋을 수도 있고 지저분하고 누추한 동네만 내다보이는 조망도 있다. 1990년 이후 일본에서처럼 거품으로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제로 금리 시대로 가면 장기하락의 방향으로 나갈 수도 있다.

시장이 오르느냐 내리느냐에 관여되는 조건은 매우 많고 그들 사이 복잡한 상호 작용도 있기 때문에 아무리 유능한 전문가가 분석하더라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매우 힘들다. 시장이 장기적으로 오를까 내릴까에 관계되는 조건들을 단순화시켜 본다면 물가상승률과 금리를 빼놓을 수 없다.

성장하는 국가에서는 장기적으로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충분히 플러스를 유지한다면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오른다고 보면 무난하다. 개인의 봉급이 2배로 오르고, 자영업자가 소득이 2배로 늘어날 때, 물가가 2배로 오르고 세금도 2배로 오르고, 경제에 관련된 모든 것들이 2배로 오른다면 개인의 살아가는 형편은 제자리인 셈이다. 주변 여건 대비해서는 더 잘 살게 된 것이 아니다. 기업에서는 팔리는 제품의 수량이 일정하다면 물가가 2배로 오를 때 매출액이 2배로 오르고 각종 비용도 2배로 늘어나면서 이익도 2배로 늘어난다. 매출액 대비 이익률은 제자리지만 이익의 절대 규모가 2배로 늘어나면서 주가는 2배로 오른다.

사람들이 흔히 자신이 사는 형편은 나아진 것이 전혀 없는데 시장이 크게 올라가면 거품이라고 하고 시장이 비정상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형편과 비교해 거품을 판단하면 안 되며 다른 지표에 의해서 판단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삶을 힘들게 하는 시대에는 주식투자를 통해서 보상받아야 한다. 오히려 주식시장은 물가상승률이나 체감경기의 개선 정도보다 더 크게 오르는 현상이 보편적이다. 왜냐 하면 주식시장의 지표는 국가 안에 존재하는 모든 업체들의 평균을 나타내지 않고 상장 회사들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보자면 상장회사가 기업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더 우량하고 성장성이 있으며 돈을 잘 버는 회사들에 속한다. 더욱이 상장회사 중에서 상태가 나빠지는 회사들은 시장에서 퇴출당해 그 회사의 상태는 더 이상 지수에 반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상장된 기업들의 성장속도, 평균 이익 증가율은 장기적으로 물가상승률과 금리를 흔히 넘어서기 마련이다.

주식시장의 지수는 한 국가 안에서 상위권에 속해있는 이들 회사의 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상승률도 물가상승률과 금리를 넘어서는 것이다. 물론 단기적인 구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멀리 내다볼 때에는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종합지수의 연봉 차트를 본다면, 외환위기나 금융위기가 몇십년의 장기 상승추세는 훼손시키지 않았으며, 조정시기였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연봉 차트상 하락조정 시 매수 기회였음을 느낄 수 있다.

◆올해도 주가가 물가를 이길 수 있다

올해 주식시장이 얼마까지 오른다, 얼마까지 내린다는 전망에 앞서서 방향성을 보는 것이 우선적으로 더 중요할 것이다.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물가가 상승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경제 전반에 타격을 가져올 정도로 물가가 상승하거나 스태그플레이션까지 가지 않는 이상 시장은 장기 상승 추세를 좀 더 이어가는 쪽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100만원을 넘어가더라도 고평가라고 말할 수 없으며 은행주, 보험주, 철강주 등은 1년 이상 여전히 박스권 안에 놓여있다. 금융주들은 금리 인상과 더불어 박스권을 넘어서는 본격 상승 구간이 나타나지도 않은 상태다. 중소형주들은 지난해 제대로 오르지 못해 저평가 상태에 있는 종목들이 많다. 자동차주, 조선주, 화학주들이 지난해에 대박을 낼 정도로 상승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하였기에 상대적으로 소외돼 오면서 앞으로 오를 만한 여지가 남아있는 종목들도 많다.

투자심리가 과열되면서 시장이 거품 수준에 도달할 경우에는 조심해야겠지만, 여러 지표상 아직까지는 거품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단기적인 변동성의 확대는 주식시장에서 흔한 일이므로 가끔 주식 비중을 조절해주면서 대응하면 될 것이다. 개인적인 여건상 주식시장을 들여다보면서 비중을 조절하기가 곤란한 경우에는 적립식으로 투자를 지속하면 무난하다. 직접 투자하기 힘들 때에는 펀드투자를 하면 되고, 종목을 선택하기 힘들 때에는 지수ETF에 투자하면 시장 수익률은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심한 주식시장이기에 분산투자, 분할매매, 적립식투자 등을 함으로써 장기투자하는 힘을 기를 필요가 있다.

이건희재테크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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