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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담아온 글들

기사와컬럼
2011.08.26 16:26

글을 명료하게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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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명료성이란, 독창성과 마찬가지로 독자에게 이해를 구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에 하나이다. 일기처럼 읽는 이들이 의미를 추정하는 데 어려움이 더러 있을 수 있는 개인적인 글이 있긴 해도, 일반 산문에서는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명료하게 드러나야 설득과 이해가 이루어진다. 명료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평이하게 써야 한다. 현학적이고 어울리지 않는 언어가 아니라 의미에 가장 근접한 언어를 찾으라는 뜻이다. 쉽게 표현해도 될 것을 어렵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선생님 한 분이 유난히 한자어를 좋아해서 "갑자기 비가 와서 운동장에서 할 수업을 교실에서 하게 되었다."는 말을 "예정은 미정인 고로 본 수업은 교실에서 하기로 변경하였다."라고 해서 교실이 웃음으로 떠나갈 뻔했다. 위의 두 문장을 비교해 보면 평이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간결하게 써야 한다. 문장 구조가 복잡하게 엉키면 의미 해독이 쉽지 않다. 조사나 형용사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여 문장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를 살폅면서 문장이 간결하게 이루어졌는가를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자.

셋째, 의미의 모호성을 피해야 한다. 모호성은 애매한 의미를 중첩시킨다. 예를 들어 '어젯밤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라고 했을 때, 돌아가셨다는 말이 '우리 집에 왔다가 떠났다.'는 의미와 '세상을 떠나셨다.'는 의미 가운데 어떤 것을 뜻하는지 확실치 않다. 중첩되는 의미를 제대로 정돈하지 않으면 이 문장을 읽는 이가 말뜻을 한참 동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넷째, 막연한 표현은 피해야 한다. 막역한 표현은 내포된 의미의 폭이 너무 넓어서 전하고자 하는 뜻을 알 수 없게 한다. 일상적인 생활 글에서는 정확한 논리적 체계보다는 감성적 표현의 요소가 많이 들어가지만, 그렇다고 막연하게 표현하면 글의 뜻이 희석된다. 언젠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서로 좋은 사회가 이룩되도록 어려움을 이겨내고 영광된 미래를 만들어 내야 한다."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다 좋은 말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고 막연한 지향의 목표와 그 추진의 필요성만 이야기하고 있어서 공허한 느낌만 줄 뿐이었다.

메일로 받은 독자글 중에 근표 님이 보낸 '할머니의 참깨 사랑'은 한참 동안 글을 읽게 할 정도로 진정성이 돋보였다. 할머니가 어떻게 모종을 하고 이를 키워 가며 애쓰는가를 '나'라는 주인공이 바라 보고 치밀하게 기술하고 있따. 전체적인 글의 짜임 사이에 순리적이고 설득적인 문장을 보여 주었는데, 나와 할머니의 관계나 혹은 할머니와 나와의 사이에 얽혀진 삶의 문제들이 생략되어서 마치 '나'라는 인물이 제삼자의 입장에서 글을 서술한 듯한 인상을 주어서 조금 아쉬웠다. 앞으로 화자를 선택할 때 정확하게 화자의 위치를 밝히고 글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겠다.

또 최양숙 님의 '아이를 기다리며'라는 글은 창의적이고 독특하고 명료한 점이 특히 눈에 띄었다. "등에는 자신의 몸보다 더 큰 가방을 매고 달팽이처럼 기어가듯 힘없이 걸어간다." 이 표현은 어린아이가 큰 가방을 짊어지고 걷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이는 최양숙 님이 애정 어린 눈으로 어린아이를 보는 최양숙 님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어 좋았다. 그러면서도 글이 잘라진 듯한 감이 있어 아쉬웠다.


* 출처 : 좋은생각 메일진 2011년 8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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