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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07 15:59

Copyleft란?

조회 수 505 추천 수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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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요즘 인터넷 상에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copyleft 운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copyleft란 '저작권'을 뜻하는 copyright의 반대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정보화사회를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각 중에 자본주의사회의 또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라는 시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시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드는 논리는 정보화사회 역시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점점 더 부유해진다는 빈익부 부익부 현상이 발생 할 것이며, 자본의 독점과 마찬가지로 정보의 독점 현상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한가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는데 인터넷 상에서 정보의 공유를 주장하며 네티즌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카피레프트 운동입니다.

카피라이트가 소유권을 인정하며 재산권을 보장하는 사용자 중심이라면, 카피레프트는 이용자의 권리에 중심을 둔 입장입니다. 지적 재산권과 저작권의 적용을 반대하는 카피레프트는 정보의 공유라는 철학을 내세우며 정보의 상품화 및 독점에 반대합니다. 카피레프트의 입장에서 볼 때 정보란 사용을 위한 것이지 상품화의 도구나 개인의 소유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카피레프트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단체인 전자프런티어재단의 공동 설립자인 존 페리 발로(이 사람이 그레이트플 데드의 작사자였다네..그레이트플 데드 노래 한곡 넣었으면 좋게는데. 서정적인 노래, 제목이 뭐드라..하여간 조용하고 좋은 노래 하나 틀자구)는 '사이버스페이스 독립 선언문'에서 "우리의 세계에서는 인간의 마음이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이 복제되고 아무런 비용 없이 무한히 배분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질적인 재료들(아톰)로 이루어진 현실공간의 상품들과는 달리 가상공간의 상품들은 비물질적인 재료(비트)로 이루어져 있어 하나의 상품을 복제하는데 드는 비용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100만원이라면, 10대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천만원입니다. 그러나 비트 상품인 '아래아한글'은 100개를 만드나 만개를 만드나 드는 비용은 동일합니다. 무한히 복제되고 무한히 배분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더더욱 상품 생산자들이 저작권에 신경을 쓰는 것입니다.

몇 년전 카피레프트에 대한 상징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통신 프로그램인 이야기 7.3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에 베타테스터(베타테스터란 비트 상품이 시장에 나가기 전 미리 사용해보고 버그나 기능상의 문제점이 있는가를 점검해보는 사람)에게 배포되었는데, 그중 한사람이 프로그램 전체를 통신망에 올려버렸습니다. 그러자 순식간에 만 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프로그램을 복사했고, 이야기를 만든 회사에서는 만 명 이상의 소중한 고객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카피레프트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의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정보의 공유와 정보 도둑질은 분명 구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정보 공유를 확대해석하여 불법 복제를 정당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우리 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장성을 학보하지 못한 것은 소비자들의 인식이 소프트웨어를 돈 주고 사는 것은 손해이고 불법 복제해도 크게 잘못된 일이 아니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입니다.

'아래아한글'은 국내 문서 작성기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세계에 자랑할만한 뛰어난 프로그램이지만 사용자 10명 6명은 불법복제자입니다. 이 때문에 작년 <한글과 컴퓨터사>는 부도 위기에까지 몰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불법 복제자들(대부분이 학생들입니다)도 할말은 있습니다.
너무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죠. ??

한글 3.0의 경우 15만원이 소비자 가격이었으니 학생들 입장에서는 선 듯 돈을 주고 구입하기 어려운 가격입니다. 그러니 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불법 복제의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것이죠. 물질로 이루어진 상품과 달리 비트로 이루어진 상품은 일단 만들어 놓으면 추가 비용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따라서 굳이 가격이 비쌀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추가 생산비나 인건비, 운송비 등이 따로 들지 않는데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은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 점에 대해 소프트웨어 회사 관계자들은 워낙 불법 복제가 심하니 가격을 높게 책정하여야 그나마 팔리는 것으로 이익을 보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서로의 불신이 끊임없는 악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소프트웨어의 가격은 현실적으로 낮춰져야 합니다.

그리고 잠재 소비자들에게는 무료로 배포하거나 저렴하게 제공해줌으로써 소비자층을 두텁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글이 가격문제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을 때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 컴퓨터사가 자사의 문서 작성 프로그램인 워드98을 대학가에 무료로 배포하고 나섰습니다. 소프트웨어는 그 속성상 한번 사용에 익숙해지면 여간해서는 다른 프로그램으로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마이크로 스프트사가 한국 시장에서 다른 부분은 다 장악했는데 유독 문서 작성기 시장만큼은 열세인 이유는 '아래아한글'에 많은 소비자들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워드 98의 무료 배포는 미래의 소비자층을 확보한다는 계산적인 상술이 깔려있었던 것입니다.

카피레프트 운동은 불법 복제를 정당화하려는 운동이 아닙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하나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데 투자한 노력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소비자들은 적당한 비용을 지불하여야 합니다. 카피레프트 운동이 저항하고자 하는 것은 정보의 독점을 통한 과도한 부의 구축입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를 세계 최고의 갑부로 만들어 준것은 윈도우라는 운영프로그램입니다.

빌 게이츠는 자사의 운영 프로그램을 전세계 IBM 컴퓨터에 탑재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전세계 컴퓨터의 10대중 8대는 윈도우를 운영 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MS사가 이 같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자사의 프로그램만은 소비자들이 사용하도록 강요하는데 있습니다.

인터넷을 탐색하는데 필요한 웹브라우저는 넷스케이프가 대표적입니다. 뒤늦게 웹브라우저 시장에 뛰어든 MS사는 윈도우에 익스플로어라는 웹브라우저를 끼워 넣음으로써 순식간에 넷스케이프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여 세계 제1의 웹브라우저 회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윈도우를 실행하면 자동적으로 익스플로어가 실행되게 만들어 놓음으로써, 호환성도 불안하고 설정도 다시 해줘야 하는 넷스케이프로부터 소비자들을 멀어지게 하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결국 MS사와의 정면 대결에서 패배한 넷스케이프는 전략을 바꿔 상용 프로그램이 아니라 공개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웹브라우져 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메일 프로그램, 매체 재생기,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MS사는 윈도우 독점을 이용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카피레프트 운동은 바로 이 같은 정보의 독점과 과도한 부의 축적에 저항하는 대안 운동인 것입니다.

카피레프트 운동이 거둔 성과 중에 하나가 윈도우와 필적할만한 새로운 운영체제의 개발입니다. 리눅스라 일컫어지는 이 운영체제는 윈도우보다 훨씬 더 세련된 디자인에 편리한 사용 환경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용 PC에서는 윈도우에 밀려 거의 사용되지 못하고, 일부 매니아들 사이에서만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리눅스가 카피레프트 운동에 참여하여 소스를 공개하고 무료로 배포됨으로써 점차 리눅스 사용자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윈도우와 리눅스의 한 판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보를 통해 그에 합당한 이익을 창출하여야 한다는 이념을 대표하는 윈도우와 정보는 모든 사람이 함께 공유되어야 한다는 이념을 대표하는 리눅스간의 싸움에서 과연 어느 편이 이길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시작하고 있는 카피레프트 운동이 정보화 사회가 다시금 자본주의사회의 폐해를 반복하고 그 전철을 되풀이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출 처 : http://my.netian.com/~dlc1958/tutor/munhwa/i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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