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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병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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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작년 이맘때에 내가 뭐했더라? 기말고사 시험 준비하고 있었나? 전산실 어딘가에 쳐박혀 있었겠지? 헤헤...
내 아버지 군번은 다음달에 병장이 되고 나는 일병 3호봉이 된다. 11월부터 영하 10℃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본격적인 겨울 12월에는 얼마나 더 추울까. 다음달에 전역하는 사람은 참 좋겠다. 부럽부럽...
시간이 흐르니까 사람도 변하는가보다. 입대하기 전에는 생각치도 않았던 욕들을 이제는 조금만 흥분해도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내뱉곤 한다. 격한 마음에 욕은 했지만 하고나서 얼른 드는 생각은 '하아~ 나도 참 무섭게(?) 변했구나'하는 것이다.
일주일전... 내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여학생의 생일이었다. 몇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11월 20일이 기억나는건 왜일까? 그녀의 기억이든 예전 여자친구의 기억이든 모두 조금씩 잊혀져가는건 마찬가지인데 유난히 '11.20'이라는 숫자는 쉽게 잊혀지거나 지나쳐지지 않는다. 차라리 그녀를 몰랐었더라면 어땠을까. 항상 그렇지만 언제나 나를 미궁속으로 몰어넣는 그런 질문들이다.
예전 그 여자친구... 시간이 흐른뒤에도 그모습 그대로 볼 수 있을까. 나도 변했는데 그녀라고 변하지 않았을까~ 예전의 그 감정들은 모두 식었지만 가끔 그 생각을 떠올릴때면 나도 모르게 두근거린다. 나도 남자라는 증거일까? 자연적인 것이겠지?
조금 있으면 이재도 병장이 전역한다. 나도 그날이 오겠지만 조금씩 더디어지는 것같다. 시간이 흐른뒤의 나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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