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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병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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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상황근무중... 현재시간 10:07. 교대 약 한시간 전이다. 사령은 정보과장, 장교는 통신... 아침에 뭔가 쓰고싶어서 가지고 나왔지만 마땅히 쓸 말이 없다.
나는 공책이나 책에다가 색색깔의 펜으로 장식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어디까지나 내가 보기위한 것이지 남들에게 보여주기위한 것이 아니니까... 그런 의미에서 필기도 검은색 펜을 고집한다. 갈색이나 파란색도 안된다. 꼭 검은색이어야 한다.
스스로 '흑백예술의 대가'라고 생각하는 내가 검은색을 포기하고 지금 이 색깔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 검은색 펜을 잃어버렸다. 아까운 내 펜...
음... 이제 나도 어느정도의 위치에 올랐다고 할 수 있을까. 가끔은 고참들과 농담을 해도 잘 받아주거나 먼저 걸어줄 때가 있다. 나를 인정해주는 것일까... 아직 스스로 그 한계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그 한계점을 찾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런 날이 빨리 오길...
주일에 교회를 가지 않은지 벌써 3주째... 큰일이다. 내 신앙에 빨간불이 깜빡인다. 내 마음의 과도기. 내 신앙의 최대 혼란기... 어떻게 해야 하는가. 흔들리는 나도 문제이지만 이런 나를 이끌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현재시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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