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04월 06일] 037. D-421

by 황해원 posted Sep 2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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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포기한 일이었지만 일이 이렇게 되고보니 참 어이가 없고 원통한 일이다. 어떻게 이런일이... 뭐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나이지만 요즈음만큼은 참 어이가 없다. 군대... 생각하면 재미있고 흥미있는 곳이지만 둘려보면 세상에 제일 치사하고 웃긴 것(?)들이 모인 곳이 여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니 웃기지도 않는다.
하루에도 몇번씩 해서는 안되는 말들을 중얼거리며 어금니를 꽉 깨물어 화를 삼켰던가. 내가, 아니면 그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길래... 여기에 얼마나 더 있어야 이런 일에 적응할 수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답이 나타나지 않는다.
사백스물하고 또.. 그리고 하루. 어금니를 사백번. 스물하고도 한번을 더 깨물어야 진정한 웃음을 웃을 수 있겠지. 결코 그 전엔 하루도 시원한 날이 없으리라. 그렇다고 중도하차는 없다. 자존심으로 살아가는 나에게 그녀석이 허락하지 않는다.
가슴을 움켜쥐고 허공을 향해 하늘을 찢을듯 고함을 쳐대도 절대로 씻겨내려가지 않을 이 원통함과 한스러움. 내 머리가죽이 말라 비틀어져 한줌의 먼지가 되어도 내 지금의 이 비통함을 잊지 않을 것이다. 두눈을 부릅뜨고 세상을 잡아먹을 그날까지...
유리구슬이 땅바닥에 떨어지기 그 직전. 바늘이 풍선에 닿기 그 직전. 바로 그 직전에 가지는 긴장가지고 생활하리라.
검은색 하이테크 펜을 꺼내고 깊었는데 잘못봐서 파란색 펜을 꺼내게 되었다. 뭐하나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순간. 눈감으면 421이 다 지워지고 아무 상관없는 날이 되길 기원한다. 즐겁게... 그리고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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