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09월 08일] 060. 그날이 이때인가

by 황해원 posted Sep 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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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상병 6호봉이다. 내위로는 이제 10명도 남지 않았다. 어떻게 이럴수가... 끝나지 않을 것같았던 이등병이, 오지 않을 것같았던 상병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입대하고 혼련받고 전입와서 눈코뜰새없이 일하고 휴가 갔다와서 훈련받고 또 일하고... 이러기를 수차례... 드디어 나에게도 상병 6호봉이 온 것이다.
이제는 내무실 바닥에 엎드려도 되고 시기만 잘타면 누워도 된다. 예전 같으면 꿈이나 꿀 수 있었던 일이었는가. 청소시간에 청소를 손놓은지는오래되었고 어디를 가든지 왕고 아니면 투고다. 적당히 참여해주고 즐기다가 후임병들 인솔하고 복귀하면 끝난다. 하지만 상병 6호봉의 묘미(?)는 다른 곳에 있다.
예전부터 꿈꿔오던 것. 웃기지도 않는 정의의 화신. 바로 "말안듯는 놈 개취급하기". 밖에 있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정당한 명령(권유)에 불복종하는 녀석들에게는 인간취급을 할 필요가 없다. 특히 짬된다고 개기는건 눈뜨고 못봐준다. 그때는 자비를 잠시 접어두고(?) 무자비하게 짓이겨 줘야 한다. 다시는 그딴모습을 떠올릴 수 없도록... 의무를 다하지 않는 녀석에게는 권한도 필요없다. 극도의 처방. 갈구는거 딴지걸기. 아마 속에서 울화통이 터질 것이다. 나같아도 못견딘다.
군대란 곳이 불평등하고 짜증나는 곳이긴 하지만 이런 재미가 있기에 견딜 수 있는거 아닐까. 나를 우습게 보는 녀석들이어... 조심하라!!


- 덤비지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