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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병영일기

조회 수 4010 추천 수 1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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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XX병장이 드디어 나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나는 사무실 뒤로 불려나갔고 이야기는 진지했다.
사실 나는 나의 생각을 아무에게나 털어놓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은 내 의도가 들어있는 말의 50%에 불과하다. 나머지 50% 중에 반은 은연 중에 드러나 있고 나머지 반은 내 머리와 가슴에 들어있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이야 수도 없이 많지만 하나밖에 말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 필요 이상의 고백에 분위기가 어색해질 수도 있다. 어느 속담에서 그랬듯이 사람들은 비평해 달라지만 칭찬을 바랄 뿐이다.
중간중간에 대화가 끊기고 서로의 의견에 대해 다른 점과 부딪히는 점이 있었지만 정병장은 한시름 놓는듯한 표정이었다. 정병장은 이야기내내 발자국도 없이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고 나는 반경 30cm 내의 모든 흙을 갈아치우며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무엇을 뜻하는가.
어지간해서는 사람에 대해서 마음을 닫지는 않지만 한번 닫히면 역시 좀처럼 열지않는 성격이라 대화중 나의 마음은 한번도 열리지 않았던 것같다. 특유의 우유부단함에 고리가 벋겨지긴 했지만... 그때마다 의식이 되살아나 다시금 고리를 걸어버렸다. 이런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문이 닫힌채로 너무 오래 있었다. 길어봐야 한달... 아니 보름이면 될 것을 이번에는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예상보다 길어진다.
졸음이 밀려온다.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졸립다.


- 이해와 용서의 차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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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해원 2004.11.20 09:35
    내가 자대배치를 받고나서 늘 나에게 잘해주던 고참이었는데... 왜 그랬는지 잘 모른다.
    지금은 서로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서 좋은 말도 남겨주는 사이가 되었지만... 그때는 왜그랬는지...

    암튼... 그 뒤로 '이해'와 '용서'의 차이를 생각해본 적은 없다.
    (이 말을 적으면서 비로소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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