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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병영일기

조회 수 2531 추천 수 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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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름만 병장이지 아직 계급장도 안바꿨다.
서열도 그대로이고 후임병들도 선임병들도 그대로이다.
내가 하는 일도 그대로이고 생각도 그대로이다.

나는 여전히 전화를 받거나 걸때 '돌격 인상과 상병 황해원입니다'라고 하며 이것이 어색하거나 이상하지 않다.
굳이 '병장'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내 봉급은 병장 액수가 나올 것이고 내가 집에 가는 날이 늦춰지거나 멈추지 않는다.
이등병 때는 내가 병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으며 일병 때는 막연히 상병 다음 계급인 줄 알았다.
막상 상병이 되어서도 병장이 될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상병만 되도 선임병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후임병들에게 막무가내로 나무라거나 다그칠 수는 없다.
그런 철없는 시기도 지났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타이르고 달래야 한다.
자신도 없고 능력도 없지만... 그럴 재주도 없지만... 이젠 그래야 한다.
내 기억 속에 안좋았던 병장들의 기억은 없애버리고 내가 꿈꾸던 그런 모습을...

아직 우리 분대원들의 마음이 내게로 모아지지 않고 있다.
각자 자신의 꿈만을 꾸길 바라며 스스로 마음을 열기 보다는 마음문을 닫고 혼자이길 바라는 것같다.
황병장의 노력은 간데없고 좌절과 외로움이 가득하기만 하다.

병장이 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모든 것이 다 될 수 있는 여건만이 만들어졌을 뿐이다.


- 군인의 길은 전역하는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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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해원 2005.06.19 00:30
    군대의 서열은 계급의 순서가 아니라 군생활을 해온 날의 순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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