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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병영일기

조회 수 2355 추천 수 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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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런.
내가 언제 쓰고 안썼냐...
지난주 이맘때 쯤에 쓰고 처음이구만...
코감기에 몸살로 번지더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호되게 당했었지...

제성진으로 있었던 가장 최근의 기억은 토요일 낮에 과장님께 이ㆍ취임식 행사계획 공문을 드렸을 때까지였던 것같다.
혼신의 힘을 다해 25페이지의 엑기스를 뽀아내고 드디어 난 기력을 다한 것이다.
오~ 이런!!

토요일 오후부터 난 내가 아니였다. 무슨 정신으로 다녔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병장이었기에 망정이지 이등병이었으면 내가 해야할 일과 행동이 생소하게 느껴졌으리라.
그저께는 아예 시체였다.
귀로는 TV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는데 나는 아파하고 신음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밥은 먹어야 약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도 참 대단한 것이다.
그정신에 '먹어야 산다'라는 것도 알고 있었느니...

감기 때문에 입실이라니 민망하고 초라했다.
감기가지고 입실하냐고 다그쳤던 내가 민망했고 그 당당했던 내가 한평도 안되는 메트리스 위에 머물러야 한다니 초라했다.
2박3일간의 의무대 생활... 허~ 허~

감기 때문에 많은 것을 잃었다.
아픈만큼 일을 못했으니 그걸 메꿀 시간과 아팠을 때 힘들고 괴로운 모습을 보였으니 이미지가, 제일 좋아하는 김X현 병장이 가는 모습을 못봤으니 인덕이, 별로 정당치 못한 일로 후임병에게 감기약을 세번이나 요구했으니 전우애가...
얻은 것으로 채우기에는 너무나 많이 잃었다.
그래서 얻은 것이 있어도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놈의 코감기는 떨어지지가 않는다.
약을 안먹어서 그런가?
계속 훌쩍훌쩍 거린다.
오늘은 편지 잘 수 있으려나.
눈이 점점 감겨온다.


- 이기찬의 '감기'라는 노래는 도대체 왜 지은... 아니 무슨 내용일까 -
?
  • profile
    황해원 2005.06.27 10:05
    그렇게 아팠으면서도... 지금은 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감기는 군대있었을 때 꼭 한번씩은 크게 앓았다.
    어떻게 견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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