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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병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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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접니다.
한번도 내가 쓴 편지를 보내지 않을거라고 다짐했으면서 기회가 되면 이 편지를 보내리라고 다짐하는 알 수 없는 제가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과연 제가 이 편지를 보낼까요.
아니면 보내지 않을까요.
그건 저도 알 수 없습니다.

내일 우리 내무실 전우들과 외출을 나가기로 햇는데 타이밍이 좋지않아 못나가게 되었습니다.
항상 제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그 분의 의미를 찾으려하는 저인데 이번에 일어난 일은 무슨 뜻이 숨어있을까요.
몸을 너무  혹사키지 말라는 뜻일까요.
아니면 일이 넘쳤으니 놀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인가요.
단순히 주일성수를 하라는 뜻인가요.
역시 알 수 없습니다.

눈을 감으면 생각나는 수많은 장면 중에 당신은 자주도 들어있더군요.
어느 유행가 가사나 연애소설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항상 떠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심심치않게 떠오릅니다.
시간이 지나 제가 제대를 하고나면 당신은 제가 다신을 대할 태도가 달라질거라고, 여성을 보는 관점이 틀려질거라고, 그래서 당신은 제가 당신을 싫어할거라고 말했었죠.
집에 갈 날이 가까워지는 지금 생각해도 아주 바보같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생각이었다고 말할텐데...
당신의 생각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고 말하겠습니다.
"그건 아니예요!!"

왜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인가요.
시간이 지나면 제가 변할거라고 생각했나요.
다른 흔한 남자들처럼 속물이라고 생각했었나요.
제가 당신처럼 주변의 것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나요.
저는 제 주변환경을 이겨내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나요.
제가 먼저 변심할거라고 생각했나요.
당신을 무참히, 당신처럼 느닷없이, 당신과는 달리 이겨낼 수 없을 정도의 과언을 하고 보낼줄 알았던가요.

숨쉬고 밥을 먹는 것처럼 당신의 주인공이 아닌 이야기의 일기를 쓰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오히려 오늘같은 일기는 특별한 날에만 쓰는 일기가 되었습니다.
그대 스스로 특별하지 않음을 선택했으니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언젠가 만날 날이 꼭 있을 것입니다.
협박은 아니지만 그때 두고봅시다.
왜 이런말을 하는지 그때 보면 알겠지요.
그때까지 건강하길 바라겠습니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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