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02월 12일] 144. Vs

by 황해원 posted Oct 0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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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나에겐 적이 많다.
행정관, 대장, 동규, 의중, 정보장교, 작전장교...
많기도 하다.
중대 서무계들도 있지만 얼굴도 잘 모르니 상관없다.

왜 일까.
뭐가 문제일까.
내가 문제일까 아니면 그들이 문제일까.
잘 모른다.

예전부터 나에겐 적이 많앗다.
나는 (그래서는 안되는 줄 알지만) 흑백논리에 항상 사로잡혀 있어서 내게 친구가 아니면 모두가 적이다.
나에게 우호적이지 않으면 모두가 적이다.
내 맘에 들지 않으면 모두가 적이다.
이 세가지 조건의 합집합 때문에 나에겐 적이 많았다.
과거형을 썼지만 지금도 그렇다.

나는 나의 적들도 사랑하길 원한다.
적을 사랑으로 감싸주어서 오래 걸리겠지만 다시 친구로 만들길 원한다.
처음에 가졌던 호의적인 감정을 되살리길 원한다.
상황에 따라 친구도 되고 적도 되는 사람이 아닌 영원한 친구로...

격언에 "그 사람을 알려면 친구는 물론이고 그 사람의 적이 누구인지 보라"는 말이 있다.
이젠 나도 사회의 물이 들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호감이 아닌 계약적ㆍ전략적 친구가 많이 있어서 나를 알기 위해서는... 저 정확하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친구만으론 부족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적을 만드는 경우는 없으므로 어쩌면 친구보다 적을 보는 것이 더 옳을지도 모른다.
나의 적...

계속 겁쟁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심판자가 되어야 하는가에 많이 혼란스럽다.
겁쟁이로 남는다면 나에게 친구는 우후죽순처럼 여기저기 불어날 것이고 심판자로 변한다면 나의 진심ㆍ내면의 향기를 알아줄 누군가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삶... 군생활을 위하여...




- 세상이 나를 등질지라도 나는 나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용기만은 나를 등지지 않길 원하고 간절히 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