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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병영일기

조회 수 4356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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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야작업에 거친 행군에 절름발...
온 몸이 녹초이고 근육경련이 수시로 찾아온다.
너무 피곤하다.

일병인가? 이등병 때가 생각난다.
피로가 쌓여 의자에 앉아서 졸고 있었는데 우리 조○희 병장님이 "수발실에 들어가서 한숨 자고 와"라고 말했었다.
사실 좀 친해졌을 때 그 이야기를 들었다면 한 번 정도는 잤을 텐데 그때는 별로 친하지 않았을 때라 그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상병이 되어서도 나는 수발실에 자겠다고 말할 수가 없었고 겨우 상병 되었다고 나 피곤하니 좀 자겠다는 건 너무 나태해졌다는, 너무 풀어졌다는 생각이 들까봐 차마 할 수가 없었다.

나... 잠을 원한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내가 스스로 기상할 때까지 자고 싶다.
온 몸 구석구석에 박혀있는 피로까지 녹아 없어질만큼 오래오래 자고싶다.

나는 처부에서 졸 때마다 조○희 병장님이 생각난다.
그때는 매일같이 풀취침을 하면서도 처부에서 조는 조 병장님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가 간다.
분대장에 처부의 중대하고 싶도있는 업무는 거의 모두 해냈으니...
그가 의자에 앉아서 조는 이유가 다 따로 있었다.

많이 피곤하다.
정말 오랫동안 푸욱 쉬고 싶다.
할 말은 많지만 잘 실간은 정해져있다.
22:25다.
어서 자야겠다.
?
  • profile
    황해원 2006.11.28 08:01
    이 때는 정말 너무 피곤했다.
    밤새 일직근무를 서고 나서도 다음날 오전에만 잠시 잤다가 점심을 먹고 처부로 내려와야 했기 때문이다.

    난 그때 '아~ 난 왜이렇게 능력이 많아서 자꾸 불릴까~'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 나의 잘못은 '능력 많음'이나 '인정받음'이 아니라 나를 대신할 후계자(?)를 만들지 못했던 것이다.
    일일이 업무를 인계할 시간도 부족하기도 했지만... 뭐든지 꼼꼼하게 하길 바라는 내 별난 성격 탓도 있다.

    암튼... 병장이 되어서도 나는 참 많이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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