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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담아온 글들

사랑밭......
2005.06.24 10:24

즐거운 배신

조회 수 296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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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중반을 훌쩍 넘긴 K씨는 얼마 전 혼기가
                         꽉 찬 딸을 출가시켰다.
                         지난 28년 간 미운정 고운정 다 든 딸을 보내면서
                         결혼식장에서 울 것만 같아 내심 고민도 하였다.

                         웨딩마치가 울리고 딸의 손을 신랑에게 인계해 주고
                         난 후 K씨는 흘깃 딸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딸은 슬퍼하기는커녕
                         얼굴에 환한 웃음마저 지어 보이고 있었다.

                         신혼여행을 떠나면서도 딸의 어느 곳에서도
                         슬픈 구석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애비가 돼서 딸의 슬퍼하는 모습을 기대했다는 것이
                         구닥다리 같은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배신감마저 들었다.

                         요 몇 년 동안의 일을 되돌아보면 그런 배신은
                         여러 면에서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운 좋게도 취직이 되었지만
                         금방 25세가 넘어가는 딸에게 백마 탄 남자가
                         나타나서 데려가기를 은근히 기대했었다.

                         자신의 딸이지만 얼굴도 그만하면 괜찮고
                         직장도 있어서 친구들 딸의 청첩장을 받을 때마다
                         조금씩 급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딸은 전혀 결혼할 생각이 없는 듯 했다.

                         한편으로는 이러다가 영원히 혼자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애비와
                         떨어지는 것이 아쉬워 결혼을 결심 못하는 것이라는
                         나름대로 즐거운(?) 해석도 해 보았다.

                         그러더니 두 달 전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딸이 갑자기 배신을 했다.
                         결혼을 시켜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농담이라도 애비와 떨어지는 것을
                         아쉬워 한다는 말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사위 될 남자를 집으로 데려왔기에
                         이것저것 소감을 얘기 했더니
                         아 글쎄 애비 편은 전혀 들지 않고 오히려
                         애인을 두둔하기에 급급한 배신을
                         유감없이 보여 주는 것이 아닌가?

                         역시 여자는 출가외인이라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구나 생각하며
                         슬며시 30년 전의 아내를 연상했다.
                         아내 역시 장인어른을 가볍게 배신하고
                         K씨에게 왔다고 생각하니 이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며칠 후 신혼여행을 마치고 온 딸과 모처럼
                         마주 앉을 시간이 있었다.
                         K씨는 이 기회다 싶어 딸에게 정말 너는
                         애비와 떨어지는 것이 전혀 슬프지 않았느냐고
                         슬며시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딸은 "제가 슬퍼하면 아빠가 더욱
                         슬퍼 할 것 같아 결혼식장에서 일부러 환한
                         웃음을 지었다" 고 대답하는 것이다.
                         참으로 뒷머리를 때리는 영악한 대답이었다.
                         그러나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그럼 그렇지, 누구 딸인데" 하는
                         흐뭇한 마음도 들었다.

                         일순 딸이 계속 배신하지 않고 삼십을 넘겼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상상을 하자 K씨는 배신한
                         딸이 고맙고 배신의 기회 제공자인 사위 녀석이
                         예뻐 보이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위는 백년손님" 이라는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래, 세상의 딸들아, 순진한 애비들 걱정은 말고
                         때가 되면 언제든지 즐거운 배신을 해다오.
                         에이, 이 귀여운 배신자야.


- 김 문 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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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당신의 사랑을 먹고
이렇게 예쁘게 자라
평생 배필을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섭섭해 하지 마세요.
전 언제나 아버지의 영원한
귀염둥이랍니다~"

- 당신 덕분에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


* 출처 : 사랑밭 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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