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영어에 대해 비전문가인 내가 독자들에게 영어회화를 가르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제대로 된 영어회화를 배우려면 서점이나 영어학원에 가는 것이 휠씬 나을 것이다.
단지 내가 미국을 오가며 겪은 내 나름대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몇자 적어 보려고 한다.
■ 발음을 못하는 것은 듣지 못한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발음에는 하나의 법칙이 있다. 발음을 정확하게 듣지 못하면 발음할 수 없다. 역으로 발음을 못하는 것은 듣지 못한다.
예를 들어 경상도 사람은 '에'와 '애'의 발음을 구분하여 듣지 못한다. 즉 경상도 사람의 귀에는 두 소리가 똑같이 들린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두 소리를 구별하여 발음할 수도 없다. '어'와 '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나도 사실은 경상도 사람이다. 그러니 이 글로 인해 경상도 사람들은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말라) 경상남도의 남해 바닷가로 갈수록 정도가 더 심해져 거제도나 충무, 진주 지역에서는 '여'와 '애'를 구분하여 들을 수도 없고, 구분하여 발음할 수도 없다.
김영삼 대통령(알다시피 고향이 거제도이다)이 '경상도'를 '갱상도'로 발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발 나아가면, 우리가 영어를 들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발음에 있다고 본다.
즉 미국사람이 발음하는 모든 영어 단어들을 한국말로는 절대로 발음할 수 없다.
예를 들어 right와 light는, 경상도 사람이 '에'와 '애'를 구분 못 하듯이 정상적인 한국 사람이라면 절대로 구분 할 수 없다. 왜냐 하면 둘다 '라이트'로 발음을 하기 때문에 둘 다 '라이트'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 AFKN을 아무리 보고 들어도 영어듣기 정복은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절대음감(음을 들으면 정확하게 도레미파솔라시도를 구분 해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몇만 명 중 한명 꼴로 태어 난다고 한다. 또한 이런 사람들이 소리를 들으면 정확하게 소리의 차이를 구분해낸다고 한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을 만나거나 본적도 있다. 한번은 유럽 7개 국어를 능통하게 하는 여자와 같이 근무한 적이 있는데 "자신은 한번도 배운 적이 없는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예를 들면 아프리카 오지의 부족)과 30분만 대면시켜 주면 즉석에서 일상회화 수준의 말은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어째서 그게 가능하냐?"고 물어 보았더니 "자신에게는 상대방이 하는 말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고 똑같이 발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이 평생을 바쳐도 외국어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반면, 수십개국어를 능통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다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영어 카세트를 귀에 꽂고 다기기만 해도 영어를 정복할 수 있다.
그리나 나 같은 보통사람은 수십 년을 카세트를 귀에 꽂고 다녀도 절대로 "right"와 "light"의 차이를 알아 들을 수 없다고 확신한다. 왜냐 하면 경상도 출신인 나는 한국에서 살면서 수십 년 동안 수만 번 들어온 "에"와 "애"의 소리 차이를 아직도 구분하여 듣질 못한다.
"어"와 "으"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지 않는 영어는 말할 나위가 있으랴.
■ 정상적(?)인 경상도 사람은 '어머니'와 '으머니'를 구분하지 못하고 정상적인 한국사람은 'right'와 'light'를 구분하지 못한다.
나도 한때 카세트를 날마다 틀어 놓고 카세트를 다 외운 적도 있었다.
외우기를 한다면 영어가 된다고 하는 말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울 때까지 영어 카세트를 듣는다고 영어가 된다는 말은 절대적인 거짓말이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나 자신을 포함한 경상도 사람들이 서울에서 십년 이상 살면 수만 번 이상 들어온 "에"와 "애"를 구분 할 수 있어야 한다.
수십 년을 서울에서 살아온 김영삼 대통령은 과연 '경상도'라는 말을 많이 듣어 보지 못해서 아직도 '갱상도'라고 발음을 할까 ?
경상도 외 지역 사람에게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어머니'라고 말하면서 내가 '어머니'라고 발음했는지 '으머니'라고 발음했는지 나도 모른다. 내 귀에는 두말이 똑같이 들리기 때문이다.
김영삼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갱상도'라 발음하고는 '경상도'라고 말했는지 '갱상도'라고 말했는지 모른다. 자신의 귀에는 똑같이 들리기 때문이다.
웃지 마라! 왜냐 하면 웃고 있는 자신도 미국사람은 명확히 구분하여 들을 수 있는 'right'와 'light'를 제대로 구분하여 들을 수 있는가 ?
■ 영어를 제대로 들으려면 발음부터 정복하자.
한국에서 수십 년이나 들어온 "에"와 "애"도 아직도 구분 못하는 내가, 지금은 "right"와 "light"를 구분하고, 더 나아가 "world"나 "pearl"의 "rl"까지 알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수백 번 카세트를 듣는 것이 소용없어진 어느날 발음 연습을 시작해 보았다. 그런데 너무나 뜻밖에 결과를 얻었다. 내가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는 단어는 정확하게 들리는 것이었다.
사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다. "경상도"와 "갱상도"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사람은 이 두 발음의 차이를 알고 있다는 것이고, 그 차이를 아니까 소리도 구분하여 들리는 것이다. "right"와 "light"도 마찬가지다. 이 두 소리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사람은 두 소리를 구분하여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둘 다 똑같이 '라이트'로 발음 하는 사람에게는 두 소리를 절대로 구분하여 들을 수 없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이다. 영어를 사용할 때 입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우리가 몇 십년 써온 한국말을 할 때의 입 모양과 혀의 위치가 달라 이것을 교정하는 게 매우 어렵다. 한마디로 입과 혀가 굳어 있다고 표현 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영어를 빨리 배울 수 있는 이유도 쉽게 설명이 된다. 어린이들은 아직 특정 언어에 적합하도록 입이나 혀의 위치가 굳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쉽게 발음이 되고, 발음이 되면 또 잘 들린다.
영어발음을 위해 굳어진 입술과 혀를 고치는 작업은 영어 카세트를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보다 휠씬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러나 영어를 반드시 마스트하고 싶은 사람은 이 방법 외에는 절대로(?) 없다고 확신한다.
■ 말 할 때 입술을 옆으로 벌려라.
근본적으로 미국사람과 한국사람이 발음하는 데 입 모양과 혀 위치에 차이가 있다.
필자가 언어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영어의 모든 글자의 발음에 대해 논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독자들이 발음에 관심을 갖도록 나의 경험을 몇 개 이야기하고져 한다.
미국 사람들이 말할 때 입술 모양을 보면 입술이 주로 옆으로 많이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six'를 발음할 때 '씩스'를 입술을 옆으로 벌리면서(입에 힘이 들어간다)
발음을 한다. 이렇게 옆으로 발음해보면 '씩스'가 아니라 '쎅스'라는 소리와 유사하게 들린다. 즉 이(i)의 발음이, 입술을 옆으로 벌리고 발음하는 에(e) 발음과 유사하다.
'milk'도 '밀크'라기 보다는 '멜크'라는 소리에 가깝다. 미국 사람들이 잘 사용하는
'That's it.'도 '댓츠 엣'이라고 들리는 것 같다. 모두 '이'를 발음 할 때 입술을 양 옆으로 당기면서 '이'를 발음해 보면 '에'에 가까운 소리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입술을 오므려야만 발음이 되는 오(o)에서 극명하게 일어난다.
'hot'나 'box'가 영국에서는 '홋'이나 '복스'라고 발음하지만 미국에서는 '핫'이나 '박스'라고 발음한다. 'Talk show'를 우리는 '토크쑈'라고 발음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타크쑈'에 가깝게 들린다.
학교에서 배운 발음 기호를 살펴보면 'c'를 좌우로 꺼꾸로 세워 놓은 발음기호가 있다.
이 발음기호가 '오' 발음이 난다고 배웠는데 대부분 미국 사람들은 '아'에 가깝게 발음한다.
walk인 경우 '워크'라기보다는 '와크'에 가깝게 들린다. shopping도 '쇼핑'이 아니라
'샤핑'에 가깝게 들린다. orange는 '아린쥐'로 들린다.
영어사전을 펼쳐놓고 'o'롤 시작되는 단어의 발음기호를 살펴보라. 입술을 오므리고 발음하는 'o'가 거의 없다. 대부분 입술을 옆으로 벌리고 '아'나 '어'로 발음한다.
'on'은 '온'으로 발음한다고 배웠으나 미국 사람들은 '안'이나 '언'에 가깝게 발음한다. 'or'도 마찬가지이다. '오아'가 아니고, 실제 회화 속에서는 '아'나 '어아'에 가깝게 들린다.
중학교 일학년 때 미국 사람들이 'come'을 왜 '콤'이라고 발음하지 않고 '컴'으로 발음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이제사 그 의문이 풀렸다.
■ 혀 짧은 소리를 하라.
영어 발음의 또 다른 특징은 대부분의 단어를 발음할 때 혀의 위치가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즉 소위 말하는 혀 짧은 소리가 된다.
미국에서 오래 살다 온 한국교포를 보면 한국말을 할 때 혀 짧은 소리를 한다. 미국에서 살고 왔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일부러 혀 짧은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다. 혀가 미국 발음을 하기 좋게 훈련되었기 때문이다.
이 혀 짧은 소리에 가장 많이 희생된 발음이 't'이다. '티'를 정확하게 발음 하려면 혀가 앞니까지 와야 한다. 그러나 't' 다음에 오는 모음에 액센트가 없거나, 자음이 따라오면 이 발음이 무시되기 십상이다.
여기에서 무시된다는 이야기는 발음을 하지 않는 다기보다는 혀가 앞에 나오지 않고 뒤에 위치하면서 발음한다. 이렇게 발음하다 보면 우리말 'ㄴ'이나 'ㄹ'에 가까운 소리가 난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인터넷(Internet)'를 미국 사람들은 '이너넷'이라고 발음한다. 't'가 두 번이나 나오는 데도 두 번 다 무시당한다. '이너넷'을 발음할 때 혀의 위치를 잘 살펴보자. t발음을 제외한 나머지 발음이 모조리 혀가 안에 위치하므로 't'는 무시당한다.
입술을 양 옆으로 바짝 당기고 혀를 뒤로 집어 넣고 '이너넷'이라고 발음해보자.
유사한 예로 'computer(컴퓨러)', 'international(인너내셔널)' 등이 있다.
'tree'를 살펴보자. 't'가 혀를 안쪽에 넣고 발음 하려다 보니 '트리'가 아니고 '추리'가 된다. 이것을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잠깐 손을 씻고 와서 손가락을 입안에 넣고 '트'를 발음할 때와 '추'를 발음할 때의 혀의 위치를 확인해보자.
'dream'을 미국 사람들은 '드림'이라 발음하지 않고 '주림'이라고 발음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 빠다 바른 대표적인 영어 - 연음과 축약
한국과 미국의 발음 방법(입과 혀의 위치) 차이로 인해 우리에게는 미국 사람들의 발음이 빠다를 바른(?) 듯이 들리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연음이나 축약이다. 실제 미국 사람들 끼리 하는 대화는 대부분 이런 연음이나 축약을 사용한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영어를 배운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끼리 하는 대화는 알아 듣기 힘들다.
연음과 축약의 몇 가지 예를 살펴보면,
입술은 옆으로 당기고 혀는 안쪽에 위치시키고 발음해보라. 빠다 바른 소리가 나지 않는가 ?
이런 연음과 축약은 미국의 동부보다 서부에 갈수록 더 심하다. 즉 영국에 가까운 동부보다 미국 문화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미국 문화의 가장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영화 산업이 캘리포니아에 있다) 쪽이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한 것 같다.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정확한 발음이나 영어 공부는 이 글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만든 전문적인 책을 보기 바란다. 단지 나의 학설(?)은 참조만 하면 좋겠다.
* 출처 : ICEWORLD ( http://ice.pe.kr/main/?doc=bbs/gnuboard.php&bo_table=documents&wr_id=18 )
제대로 된 영어회화를 배우려면 서점이나 영어학원에 가는 것이 휠씬 나을 것이다.
단지 내가 미국을 오가며 겪은 내 나름대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몇자 적어 보려고 한다.
■ 발음을 못하는 것은 듣지 못한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발음에는 하나의 법칙이 있다. 발음을 정확하게 듣지 못하면 발음할 수 없다. 역으로 발음을 못하는 것은 듣지 못한다.
예를 들어 경상도 사람은 '에'와 '애'의 발음을 구분하여 듣지 못한다. 즉 경상도 사람의 귀에는 두 소리가 똑같이 들린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두 소리를 구별하여 발음할 수도 없다. '어'와 '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나도 사실은 경상도 사람이다. 그러니 이 글로 인해 경상도 사람들은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말라) 경상남도의 남해 바닷가로 갈수록 정도가 더 심해져 거제도나 충무, 진주 지역에서는 '여'와 '애'를 구분하여 들을 수도 없고, 구분하여 발음할 수도 없다.
김영삼 대통령(알다시피 고향이 거제도이다)이 '경상도'를 '갱상도'로 발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발 나아가면, 우리가 영어를 들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발음에 있다고 본다.
즉 미국사람이 발음하는 모든 영어 단어들을 한국말로는 절대로 발음할 수 없다.
예를 들어 right와 light는, 경상도 사람이 '에'와 '애'를 구분 못 하듯이 정상적인 한국 사람이라면 절대로 구분 할 수 없다. 왜냐 하면 둘다 '라이트'로 발음을 하기 때문에 둘 다 '라이트'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 AFKN을 아무리 보고 들어도 영어듣기 정복은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절대음감(음을 들으면 정확하게 도레미파솔라시도를 구분 해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몇만 명 중 한명 꼴로 태어 난다고 한다. 또한 이런 사람들이 소리를 들으면 정확하게 소리의 차이를 구분해낸다고 한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을 만나거나 본적도 있다. 한번은 유럽 7개 국어를 능통하게 하는 여자와 같이 근무한 적이 있는데 "자신은 한번도 배운 적이 없는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예를 들면 아프리카 오지의 부족)과 30분만 대면시켜 주면 즉석에서 일상회화 수준의 말은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어째서 그게 가능하냐?"고 물어 보았더니 "자신에게는 상대방이 하는 말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고 똑같이 발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이 평생을 바쳐도 외국어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반면, 수십개국어를 능통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다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영어 카세트를 귀에 꽂고 다기기만 해도 영어를 정복할 수 있다.
그리나 나 같은 보통사람은 수십 년을 카세트를 귀에 꽂고 다녀도 절대로 "right"와 "light"의 차이를 알아 들을 수 없다고 확신한다. 왜냐 하면 경상도 출신인 나는 한국에서 살면서 수십 년 동안 수만 번 들어온 "에"와 "애"의 소리 차이를 아직도 구분하여 듣질 못한다.
"어"와 "으"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지 않는 영어는 말할 나위가 있으랴.
■ 정상적(?)인 경상도 사람은 '어머니'와 '으머니'를 구분하지 못하고 정상적인 한국사람은 'right'와 'light'를 구분하지 못한다.
나도 한때 카세트를 날마다 틀어 놓고 카세트를 다 외운 적도 있었다.
외우기를 한다면 영어가 된다고 하는 말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울 때까지 영어 카세트를 듣는다고 영어가 된다는 말은 절대적인 거짓말이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나 자신을 포함한 경상도 사람들이 서울에서 십년 이상 살면 수만 번 이상 들어온 "에"와 "애"를 구분 할 수 있어야 한다.
수십 년을 서울에서 살아온 김영삼 대통령은 과연 '경상도'라는 말을 많이 듣어 보지 못해서 아직도 '갱상도'라고 발음을 할까 ?
경상도 외 지역 사람에게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어머니'라고 말하면서 내가 '어머니'라고 발음했는지 '으머니'라고 발음했는지 나도 모른다. 내 귀에는 두말이 똑같이 들리기 때문이다.
김영삼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갱상도'라 발음하고는 '경상도'라고 말했는지 '갱상도'라고 말했는지 모른다. 자신의 귀에는 똑같이 들리기 때문이다.
웃지 마라! 왜냐 하면 웃고 있는 자신도 미국사람은 명확히 구분하여 들을 수 있는 'right'와 'light'를 제대로 구분하여 들을 수 있는가 ?
■ 영어를 제대로 들으려면 발음부터 정복하자.
한국에서 수십 년이나 들어온 "에"와 "애"도 아직도 구분 못하는 내가, 지금은 "right"와 "light"를 구분하고, 더 나아가 "world"나 "pearl"의 "rl"까지 알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수백 번 카세트를 듣는 것이 소용없어진 어느날 발음 연습을 시작해 보았다. 그런데 너무나 뜻밖에 결과를 얻었다. 내가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는 단어는 정확하게 들리는 것이었다.
사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다. "경상도"와 "갱상도"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사람은 이 두 발음의 차이를 알고 있다는 것이고, 그 차이를 아니까 소리도 구분하여 들리는 것이다. "right"와 "light"도 마찬가지다. 이 두 소리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사람은 두 소리를 구분하여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둘 다 똑같이 '라이트'로 발음 하는 사람에게는 두 소리를 절대로 구분하여 들을 수 없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이다. 영어를 사용할 때 입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우리가 몇 십년 써온 한국말을 할 때의 입 모양과 혀의 위치가 달라 이것을 교정하는 게 매우 어렵다. 한마디로 입과 혀가 굳어 있다고 표현 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영어를 빨리 배울 수 있는 이유도 쉽게 설명이 된다. 어린이들은 아직 특정 언어에 적합하도록 입이나 혀의 위치가 굳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쉽게 발음이 되고, 발음이 되면 또 잘 들린다.
영어발음을 위해 굳어진 입술과 혀를 고치는 작업은 영어 카세트를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보다 휠씬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러나 영어를 반드시 마스트하고 싶은 사람은 이 방법 외에는 절대로(?) 없다고 확신한다.
■ 말 할 때 입술을 옆으로 벌려라.
근본적으로 미국사람과 한국사람이 발음하는 데 입 모양과 혀 위치에 차이가 있다.
필자가 언어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영어의 모든 글자의 발음에 대해 논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독자들이 발음에 관심을 갖도록 나의 경험을 몇 개 이야기하고져 한다.
미국 사람들이 말할 때 입술 모양을 보면 입술이 주로 옆으로 많이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six'를 발음할 때 '씩스'를 입술을 옆으로 벌리면서(입에 힘이 들어간다)
발음을 한다. 이렇게 옆으로 발음해보면 '씩스'가 아니라 '쎅스'라는 소리와 유사하게 들린다. 즉 이(i)의 발음이, 입술을 옆으로 벌리고 발음하는 에(e) 발음과 유사하다.
'milk'도 '밀크'라기 보다는 '멜크'라는 소리에 가깝다. 미국 사람들이 잘 사용하는
'That's it.'도 '댓츠 엣'이라고 들리는 것 같다. 모두 '이'를 발음 할 때 입술을 양 옆으로 당기면서 '이'를 발음해 보면 '에'에 가까운 소리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입술을 오므려야만 발음이 되는 오(o)에서 극명하게 일어난다.
'hot'나 'box'가 영국에서는 '홋'이나 '복스'라고 발음하지만 미국에서는 '핫'이나 '박스'라고 발음한다. 'Talk show'를 우리는 '토크쑈'라고 발음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타크쑈'에 가깝게 들린다.
학교에서 배운 발음 기호를 살펴보면 'c'를 좌우로 꺼꾸로 세워 놓은 발음기호가 있다.
이 발음기호가 '오' 발음이 난다고 배웠는데 대부분 미국 사람들은 '아'에 가깝게 발음한다.
walk인 경우 '워크'라기보다는 '와크'에 가깝게 들린다. shopping도 '쇼핑'이 아니라
'샤핑'에 가깝게 들린다. orange는 '아린쥐'로 들린다.
영어사전을 펼쳐놓고 'o'롤 시작되는 단어의 발음기호를 살펴보라. 입술을 오므리고 발음하는 'o'가 거의 없다. 대부분 입술을 옆으로 벌리고 '아'나 '어'로 발음한다.
'on'은 '온'으로 발음한다고 배웠으나 미국 사람들은 '안'이나 '언'에 가깝게 발음한다. 'or'도 마찬가지이다. '오아'가 아니고, 실제 회화 속에서는 '아'나 '어아'에 가깝게 들린다.
중학교 일학년 때 미국 사람들이 'come'을 왜 '콤'이라고 발음하지 않고 '컴'으로 발음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이제사 그 의문이 풀렸다.
■ 혀 짧은 소리를 하라.
영어 발음의 또 다른 특징은 대부분의 단어를 발음할 때 혀의 위치가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즉 소위 말하는 혀 짧은 소리가 된다.
미국에서 오래 살다 온 한국교포를 보면 한국말을 할 때 혀 짧은 소리를 한다. 미국에서 살고 왔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일부러 혀 짧은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다. 혀가 미국 발음을 하기 좋게 훈련되었기 때문이다.
이 혀 짧은 소리에 가장 많이 희생된 발음이 't'이다. '티'를 정확하게 발음 하려면 혀가 앞니까지 와야 한다. 그러나 't' 다음에 오는 모음에 액센트가 없거나, 자음이 따라오면 이 발음이 무시되기 십상이다.
여기에서 무시된다는 이야기는 발음을 하지 않는 다기보다는 혀가 앞에 나오지 않고 뒤에 위치하면서 발음한다. 이렇게 발음하다 보면 우리말 'ㄴ'이나 'ㄹ'에 가까운 소리가 난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인터넷(Internet)'를 미국 사람들은 '이너넷'이라고 발음한다. 't'가 두 번이나 나오는 데도 두 번 다 무시당한다. '이너넷'을 발음할 때 혀의 위치를 잘 살펴보자. t발음을 제외한 나머지 발음이 모조리 혀가 안에 위치하므로 't'는 무시당한다.
입술을 양 옆으로 바짝 당기고 혀를 뒤로 집어 넣고 '이너넷'이라고 발음해보자.
유사한 예로 'computer(컴퓨러)', 'international(인너내셔널)' 등이 있다.
'tree'를 살펴보자. 't'가 혀를 안쪽에 넣고 발음 하려다 보니 '트리'가 아니고 '추리'가 된다. 이것을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잠깐 손을 씻고 와서 손가락을 입안에 넣고 '트'를 발음할 때와 '추'를 발음할 때의 혀의 위치를 확인해보자.
'dream'을 미국 사람들은 '드림'이라 발음하지 않고 '주림'이라고 발음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 빠다 바른 대표적인 영어 - 연음과 축약
한국과 미국의 발음 방법(입과 혀의 위치) 차이로 인해 우리에게는 미국 사람들의 발음이 빠다를 바른(?) 듯이 들리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연음이나 축약이다. 실제 미국 사람들 끼리 하는 대화는 대부분 이런 연음이나 축약을 사용한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영어를 배운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끼리 하는 대화는 알아 듣기 힘들다.
연음과 축약의 몇 가지 예를 살펴보면,
- wanna(와너) : want to. "I wanna go."는 "나는 가고 싶다."가 된다. 과거형인 "wanted to"는 "와니드"라고 발음한다.
- gonna(가너) : going to.
- gotta(가러) : got to. have to(must)와 같은 의미. "I gotta go.(아이 가러 고.)"는 "나는 가야만 합니다."
- gimmi(김미) : give me.
- Ya(여) : You, Your, You're.의 줄임 말
팝송 중에 Modern Talking이 부르는 "You're my heart. You're my soul"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는데 우리 귀에는 "염마핫, 염마솔"이라 들린다.
입술은 옆으로 당기고 혀는 안쪽에 위치시키고 발음해보라. 빠다 바른 소리가 나지 않는가 ?
이런 연음과 축약은 미국의 동부보다 서부에 갈수록 더 심하다. 즉 영국에 가까운 동부보다 미국 문화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미국 문화의 가장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영화 산업이 캘리포니아에 있다) 쪽이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한 것 같다.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정확한 발음이나 영어 공부는 이 글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만든 전문적인 책을 보기 바란다. 단지 나의 학설(?)은 참조만 하면 좋겠다.
* 출처 : ICEWORLD ( http://ice.pe.kr/main/?doc=bbs/gnuboard.php&bo_table=documents&wr_id=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