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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충북 청주 소재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일 때,
저는 반항심 많은 불량 청소년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비행을 일삼았습니다.

당시 주된 고민은 '전자오락실이나 만화방 등에서 쓸
유흥비를 어떻게 마련할까?' 였는데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오락에 몰두하는
또래 학생들의 책가방을 홈쳐 가방 안에 있는 참고서들을
헌책방에 팔아 돈을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책가방을 훔쳐 나와 한참 떨어진 곳으로 가서는
교과서, 노트, 필기구 등을 모두 꺼내 수챗구멍에 버리는데
노트에 적힌 '이 아무개'라는 이름 하나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순간 같은 반 학생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잠시 망설였지만 원래 위치로 갖다 놓기는 이미 늦어
서둘러 헌책방으로 가서 참고서들을 넘겨주었습니다.
천원 지폐 두장과 동전들을 손에 쥐고
늘 가던 만화방으로 가서 당시 유행하던
파친코 게임을 했습니다.

다음 날 등교해서 전날 가방을 도둑맞은 반 친구와
눈이 마주쳤고
제 가슴은 잠시 두근거렸지만 아무렇지 않게
제 자리에 앉아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그날 이후 가방을 도둑맞았던 친구는
근 일년을 안경을 끼지 못한 채 학교생활을 했었는데
제가 수챗구멍에 버린 책가방 속에 안경이 있었던 것입니다.
더욱 마음 아팠던 것은 그 아이가
어머니와 단둘이 어렵사리 살아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 동안을 멍해져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하나의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돈아, 앞으로는 힘들고 외롭다고 방황하지 말자.
상돈아, 앞으로는 너보다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삶을 살도록 노력하자."

가슴 아픈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나침반을 찾게 된 것입니다.
훔친 가방 속에서 제 인생의 나침반을 찾게 된 것입니다.
그때 찾은 제 나침반은 오늘도 제가 가야할 길을
쉼 없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 이상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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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경험은 귀한 깨달음을 주고
때로는 인생을 바꿔놓기도 합니다.
아픔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살피게 하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아프고 힘들다고 너무 슬퍼마세요. -



* 출처 : 사랑밭 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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