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사랑

[남자이야기] 기계에 대한 공포는...

by 황해원 posted Apr 16, 20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여자들은 결혼을 하면

적어도 이런 고생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형광등을 갈아야하거나, 집에 못을 박아야할 때

더 이상 의자에서 굴러 떨어지거나

손가락에 피멍이 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결혼을 한 후, 검게 변해가던 형광등이 수명을 다하면

여성은 남편을 바라본다.

이불처럼 누워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남편은

형광등을 사온 아내를 다시 바라본다.

결국 여자는 자신이 놓아준 의자 위에서

가늘게 떨고 있는 남편의 다리를 바라보게 되고,

형광등쯤은 자신이 갈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또 어느 날 변기가 막혀 더럽고도 곤란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면 여성은 간절한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고,

남자는 다급한 표정으로 아내를 바라본다.

결국 남자는 공원 화장실로 달려가고,

여성은 슈퍼에 가서 막힌 배수관을 뚫어준다는 세제를 사와서

설명서를 찬찬히 읽어본 후에 스스로 해결한다.

이사라도 가면 큰 일이 난다.

못과 망치 하나로 불꽃놀이를 일으키는

남편의 마술쇼를 봐야하고,

TV와 비디오 플레이어를 연결하는 전선을 앞에 두고

당황하는 남편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남자가 맥가이버이길 원하지만,

남자들은 맥가이버가 안방을 사로잡았을 때에도,

그의 헤어스타일을 흉내냈을 뿐이었다.

기계에 대한 공포는 성차별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