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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병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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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83주년 3.1절. 하루종일 일도 안하고 TV나 볼텐데 왠지 심심할 것같아서 이렇게 펜을 들었다. 취침때처럼 엎드리지 않아 자세도 불편한데 펜은 왜 들었는가. 내가 여기에 글을 쓸 때는 항상 검정색 하이테크펜을 쓰고자 했는데 오늘은 특이하게 유원창병장이 건네준 하늘색 하이테크 펜으로 쓴다. 아마 나도 그동안 수없이 이기회를 노렸을지도 모른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새것이나 내것이 아닌 물건을 손에 넣으면 꼭 그걸 써보고 싶었는데 아직 그 습관을 버리지 못한 것같다.
나는 내일 휴가간다. 4박5일 일병 잔여정기휴가. 해동이 입학식도 보고 이영민 상병 여자친구도 보고. 나를 그리워하시는 부모님도 뵙고. 오랜만에 휴식도 취하고. 그아이와의 복잡한 무네도 해결하고... 이번 4박5일 휴가는 할일이 많다. 하루에 한개씩만 사용해도 다 못할 것 같다.
원래는 해동이에게 편지를 쓰려고 그랬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왠지 어깨가 무거워보이는 그런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은데 내 능력상 그럴 수는 없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중에 사랑하는 사람인 해동이에게 힘이 되고 용기가 용솟음치는 그런 편지를 쓰고 싶었다. 나의 글을 읽고 내동생이 예전처럼 까불거리며 웃고 떠들길 원하는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아주길 원한다. 그래서 부모님도 더이상 말이 적고 무뚝뚝한 해동이를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내일은 내생일 음력 1월 19일. 누군가 챙겨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너무 부담스러운 상상이고... 그냥 내일은 음력 1월 19일이고 뭐고 그냥 '3.1절 다음날'이나 토요일날' 쯤으로 생각해주길 바랄 뿐이다. 그냥 그럴 뿐이었으면 좋겠다.
어제 쓸떼없는 고집을 부리느라 3시가 넘어서 자는 바람에 많이 졸립다. 아까부터 하품이 나오고 더 긴글을 쓰기도 귀찮아 진다. 조금 색다른 날. 오늘 하루를 이렇게 보내고 있다.


- 드렁큰 타이거의 반복적인 멜로디가 귓가에 입가에 맴돈다. 그리고 눈가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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