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혼부부가 알록달록한 풍선이 달린 차를 타고,
막 결혼식장을 떠나는 참이었다.
그 때 갑자기 신부가 "안 돼! 차 세워!"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차에서 허겁지겁 뛰어내리는 것이었다.
그녀가 배웅하던 친구의 손에서 잡아챈 것은
바로 '목욕 가방'이었다.
그녀는 첫날밤을 위해 바디 샴푸와 오일, 파우더 등
각종 향기 보따리를 장만해왔던 것이었다.
그 때 옆에서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 신랑,
그는 사실, 한 달 전부터 밤마다 팔굽혀펴기를 해왔다.
방금 전에 헬스클럽 3개월 이용권을 끊은 남자는
여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요즘 너무 피곤해서 말야, 체력이 떨어져서 운동 좀 해야겠어."
하지만 그는 3개월 후 울룩불룩 튀어나온 이두박근과
적당히 계곡이 생긴 가슴팍과
배란 이런 것이라고 말해주는, '왕'자 잡힌 배를 상상하고 있다.
남자의 이런 근육에 대한 집착들은
어쩌면 어린 시절에 봤던 뽀빠이의 추억 때문인지도 모른다.
올리브가 "살려줘요,뽀빠이~~~"하고 외칠 때면
뽀빠이는 언제 어디서나 달려가 사랑을 지키지 않았던가.
하지만 성인이 된 남자들은 슈퍼마켓에서
뽀빠이의 시금치를 팔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쩌겠는가, 거사를 코앞에 두고 있는데 시금치도 없을 때는,
팔굽혀펴기라도 해야 한다.
여자가 '어머,이게 다 근육이야?' 하고 놀라줄 때,
남자다움에 의한 자신감은, 그녀와의 사랑에 장작불이 되어준다.
그래도 겉으로는 태연한 척, "그럼, 이 정도는 돼야지."하면서
옆에 있는 아령을 다시 드는 남자, 사실, 귀엽지 않은가?
여자여, 그의 갓나온 이두박근에도 쓰러져라.
남녀...사랑
2007.04.02 21:51
[남자이야기] 그의 갓나온 이두박근에도 쓰러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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