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해원이세상

병영일기

조회 수 3791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늘은 제83주년 3.1절. 하루종일 일도 안하고 TV나 볼텐데 왠지 심심할 것같아서 이렇게 펜을 들었다. 취침때처럼 엎드리지 않아 자세도 불편한데 펜은 왜 들었는가. 내가 여기에 글을 쓸 때는 항상 검정색 하이테크펜을 쓰고자 했는데 오늘은 특이하게 유원창병장이 건네준 하늘색 하이테크 펜으로 쓴다. 아마 나도 그동안 수없이 이기회를 노렸을지도 모른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새것이나 내것이 아닌 물건을 손에 넣으면 꼭 그걸 써보고 싶었는데 아직 그 습관을 버리지 못한 것같다.
나는 내일 휴가간다. 4박5일 일병 잔여정기휴가. 해동이 입학식도 보고 이영민 상병 여자친구도 보고. 나를 그리워하시는 부모님도 뵙고. 오랜만에 휴식도 취하고. 그아이와의 복잡한 무네도 해결하고... 이번 4박5일 휴가는 할일이 많다. 하루에 한개씩만 사용해도 다 못할 것 같다.
원래는 해동이에게 편지를 쓰려고 그랬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왠지 어깨가 무거워보이는 그런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은데 내 능력상 그럴 수는 없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중에 사랑하는 사람인 해동이에게 힘이 되고 용기가 용솟음치는 그런 편지를 쓰고 싶었다. 나의 글을 읽고 내동생이 예전처럼 까불거리며 웃고 떠들길 원하는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아주길 원한다. 그래서 부모님도 더이상 말이 적고 무뚝뚝한 해동이를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내일은 내생일 음력 1월 19일. 누군가 챙겨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너무 부담스러운 상상이고... 그냥 내일은 음력 1월 19일이고 뭐고 그냥 '3.1절 다음날'이나 토요일날' 쯤으로 생각해주길 바랄 뿐이다. 그냥 그럴 뿐이었으면 좋겠다.
어제 쓸떼없는 고집을 부리느라 3시가 넘어서 자는 바람에 많이 졸립다. 아까부터 하품이 나오고 더 긴글을 쓰기도 귀찮아 진다. 조금 색다른 날. 오늘 하루를 이렇게 보내고 있다.


- 드렁큰 타이거의 반복적인 멜로디가 귓가에 입가에 맴돈다. 그리고 눈가엔... -
?

  1. [2002년 04월 02일] 035. 향기

    주일 아침이었다. 아침근무를 서기위해 지통실에 갔는데 문득 익숙한 냄새가 떠올랐다. 어디서 많이 맡아봤는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무슨 냄새더라... 한참을 생각한 끝에 결국 냄새가 아닌 향기임을 깨달았다. 익숙했던 향기... 항상 나를 설레이...
    Views2618
    Read More
  2. [2002년 03월 25일] 034. 어느 하루

    유원창병장 → 전역. 조용희 상병 → 휴가. 박태준 상병 → 훈련. 정진호 상병 → 경리. 그래서 나는 오늘 처부 왕고가 되었다. 일병 말호봉에 처부 왕고라... 실로 오랜만에 가져보는 자유. 간부들의 간섭없이 나 할거 하고 책보고 딴짓하고... 인사장교가 없으니...
    Views3869
    Read More
  3. [2002년 03월 24일] 033. 상황근무를 서면서...

    지금은 상황근무중... 현재시간 10:07. 교대 약 한시간 전이다. 사령은 정보과장, 장교는 통신... 아침에 뭔가 쓰고싶어서 가지고 나왔지만 마땅히 쓸 말이 없다. 나는 공책이나 책에다가 색색깔의 펜으로 장식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어디까지나 내가 보기...
    Views3953
    Read More
  4. [2002년 03월 22일] 032. 나 여기서 이렇게 목놓아 우노니...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오래전부터 난 '세상은 항상 공평하다'고 믿어왔었다. 무언가에 장점이나 이점이 있으면 그만큼 단점과 결점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이 이론에 나를 대입시켜 내게 어떤 장점이 있다면 반드시 내가 알게 모르게 단점...
    Views2630
    Read More
  5. [2002년 03월 00일] 031. -- 유원창병장님께 편지로 보내고 없음 --

    유원창병장님이 전역할 때 편지로 써서 지금은 없다. 일부러 번호 매겨서 줬다.
    Views4125
    Read More
  6. [2002년 03월 17일] 030. 또 가네...

    참 재미있는 하루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외출을 나가려고 하는거구나. 오늘은 그토록 기다리던 분대외출. 맛있는 음식도 먹고 목욕도 하고 게임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유원창병장이 내일모레 전역한다. 낮에 청년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남겼지만 전역자들...
    Views4408
    Read More
  7. [2002년 03월 16일] 029. 열까지 세고 싶을 때...

    "가지는 고요하고자 하지만 바람이 가만히 두지 않는구나" 글쎄... 그냥 흘러가는대로 간다면 죽은 생명이지만 피튀기며 강을 거슬러 올라가기 보다는 그냥 그렇게 흘러가고 싶다. → 쓰다가 이영민 상병이 자꾸 훔쳐볼려고 그래서 쓰다가 그만뒀다. 02. 3. 17
    Views3874
    Read More
  8. [2002년 03월 01일] 028. 조금 색다른...

    오늘은 제83주년 3.1절. 하루종일 일도 안하고 TV나 볼텐데 왠지 심심할 것같아서 이렇게 펜을 들었다. 취침때처럼 엎드리지 않아 자세도 불편한데 펜은 왜 들었는가. 내가 여기에 글을 쓸 때는 항상 검정색 하이테크펜을 쓰고자 했는데 오늘은 특이하게 유원...
    Views3791
    Read More
  9. [2002년 02월 19일] 027. 훈련을 떠나기 전날에...

    02.02.21! 내 군생활에 있어서 첫 훈련이다. 바로 혹한기훈련... 군단 FTX인가 뭔가 때문에 비록 진정한 혹한에서의 훈련은 면했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인지라 걱정이 된다. 정진호 상병은 훈련 전에 전화를 했다. 자기는 5,6일마다 꼭 집에 전화를 하는데 훈...
    Views2550
    Read More
  10. [2002년 02월 17일] 026. 의문의 끝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가쁜 숨을 가다듬고 또 전화를 했다. 왜냐구? 너무 궁금해서... 왜인지 궁금해서... 그래서 또 전화를 했다. "있잖아... 나... 왜 좋아해?" "어? 나 오빠 안좋아해~" "그럼 나한테 했던거는 뭐야. 그래서 그랬던거 아니야?" "무슨 소...
    Views428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Next
/ 1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