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의 소비자 물가인상률이 평균 3%대(2001년 4.1%, 2002년 2.7%) 였다는 걸 감안하여 본다면 폭발적인 비약을 거듭하는 한국경제의 인플레 현상은 대학등록금 인상에 원동력이 있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기본적으로 서울대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국립대인 서울대학교를 기준으로 각 사립대학들이 서울대 인상률 +a 를 하여 적당한 인상률을 산정한다. 언뜻보면 적절한 인상비율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으나 국립대와 사립대의 등록금 자체를 비교하여 본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학기당 등록금이 150만원 정도인 서울대(인문사회 기준) 인 경우 10% 인상을 한다 하더라도 150만원의 10%이지만, 학기당 등록금이 평균 서울대의 2~3배를 충분히 넘어서는 일반 사립대의 경우 같은 10%를 인상한다 하더라도 실제 그 액수는 2배가 넘게 차이가 나게 된다. 고교시절 공부를 빼어나게 잘하지 못했거나, 개인적인 이유등으로 사립대를 택한 특정 대다수의 학생들은 그 금액을 100% 완납해야 하고, 이는 고스란히 가정으로 들어온다.
등록금 인상을 논쟁으로 한 학생과 학교측의 대립은 늘 있어왔다. 그때마다 학교측이 제시한 카드는 양질의 교육과 사회 전반에 걸친 물가인상으로 인한 불가피함이다. 양질의 교육이란 말 그대로 잘 가르치기 위한 것이므로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고사성어조차 현실로 만들어 버리는 이 땅의 정서상 이 카드를 뿌리칠 조커는 없는 듯하다. 하지만 좋은 교육이란 꼭 등록금 인상으로만 해결되는 평면적인 문제가 아니기에 이 카드는 학교측의 주장에 그다지 설득력을 실어주지 못한다.
학교측이 제시하는 또 하나의 카드는 바로 사회 전반에 걸친 물가인상으로 인한 불가피함이다. 매년 인상되는 기본 물가와 교직원들의 임금 인상 등을 따라잡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 학교측의 주장이다. 그런 이유에선지 학교측은 사회전반에 걸친 상황 등을 충실히 반영한다. 실제로 물가인상률 4%와 교직원 임금인상률 7%를 더하여 이번 학기 등록금은 11% 인상키로 결정했다는 발표를 하는 학교도 있다. 대학 등록금 인상이 얼마나 현실감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대부분 대학들의 시설은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 동하절기에 냉난방이 제대로 되지않아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강의실에서 수업을 하는 학교가 아직도 상당수 존재하며, 학생들이 앉는 강의실 의자는 2~3시간 이어지는 강의를 듣기에는 도저히 집중을 할 수 없게끔 만든다. 학기당 수백만원에 달하는 돈을 내고도 제공받는 교육환경은 월 5만원짜리 동네 단과학원에도 못 미친다.
서울 D대학에 다니는 황모군(24,남)의 경우 “아르바이트를 하여 용돈벌이도 빠듯한 상황에서 등록금 마련이란 꿈도 못꾼다” 며 혀를 내두르고, S대학에 재학 중인 임모군(24,남)의 경우도 “등록금 고지서가 나올 때면 부모님께 죄짓는 듯한 기분이 들어 되도록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고 말한다.
해마다 발표되는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물가 인상률의 3배를 웃돈다.
어떤게 현실적인 계산이고, 어떤게 非현실적인 수치인지는 모르겠으나, 물가인상률이 非현실적이라면 대학 등록금 인상률도 非현실로 이루어진 현실을 보고싶은..
뱃놈들 선장 아싸료 assary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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