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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병영일기

조회 수 3539 추천 수 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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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간의 유격... 나의 마지막 유격은 이렇게 끝났다. 신고PT도 안하고 점심, 저녁, 아침 밥타고 설거지만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복귀행군도 없다.
복귀하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것은 문서수라. 그때는 기억나지 않았지만 되돌아와서 우연히 확인해보니 올해 1월 말이었다. 9개월만에 문서수발을 하려니 경력은 짧고 공백은 길었다. 빈틈없이, 빠짐없이 마치려고 했으나 결국 문서수발대장에 사인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 당연할 수밖에... 가져가지도 않았으니까. -_- 허탈했다.
점호열외까지 하면서 편지와 공문, 전령전을 분류했다. 어차피 내일은 수요일이기 때무에 수발을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할수록 유리하다. 부모님, 애인, 친구들로부터 받은 편지와 소포에 내마음이 흐뭇했다. 흘려쓴 정자체는 분명 부모님에게 온 편지다. 컴퓨터로 찍어낸듯한 글자로 편지봉투를 장식한 편지는 애인에게서 온 편지다.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휘갈겨쓴 편지는... 친구녀석들에게 온 편지다. 누구에게서 오든 나한텐 부럽긴 매한가지다.
어!? 이게 무엇인가. PC사랑 부록CD다. 온갖 프로그램들이 들어있는 CD가 2장이다. 게임도 있다. CD를 넣었다. 역시 게임이 있다. 저번에 잡지에서 봤던 그 게임도 있다. 인스톨... 그리고 시작. 갑자기 열리는 문. ESC와 F4+Alt를 눌러도 게임이 꺼지지가 않는다. Ctrl+ESC! 창을 최소화했다. 통신중대장이 뭐했냐며 1초전까지 했던 것을 추궁한다. 최소화된 창을 열고... 빼앗겼다. -_-;
절망이다. 난 경력이 너무 화려했다. 위험하다. 그나저나 처벌이 기대된다.
누군가와 실컷 이야기하고 싶은 시기이다. 움직이는 시한폭탄. 국지적으로, 불규칙적으로 폭발하는 나. 폭탄이라 하기에는 너무 변덕스럽다. 시간이 너무 늦어 전화할 곳도 없다. 외롭다. 쓸쓸하다. XX는 왜 날 버렸는가.
잠이 쏟아질 시간인데 아직 소식이 없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온갖 잡생각을 하면 솔솔 잠이 들 것이다. 나의 피곤한 영혼이여. 육신이여... 잠들어라.


- 집. 그리고 가족. 친구들... 보고싶다. 그대들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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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황해원 2004.10.09 23:23
    최소한 군장싸고 연병장이라도 돌줄 알았는데... 그후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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