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남성 Y염색체 유전자지도 완성
조상 뿌리 찾을 때도 요긴하게 쓰여
축구공이 날아오면 소녀는 몸을 움츠리는 데 비해 소년은 왜 공을 향해 앞으로 달려나갈까. 남성은 왜 여성보다 길눈이 밝고 큐브 퍼즐을 잘 푸는 데 비해 눈썰미가 없고 무드에 냉정할까.
후천적 교육만으론 설명하기 어려운 남녀간 차이를 알 수 있는 실마리가 풀렸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19일 미국 화이트헤드 생의학연구소 데이비드 페이지 박사팀이 사상 최초로 남성의 성염색체인 Y염색체의 염기서열과 함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인간은 부모로부터 23개씩 모두 46개의 염색체를 물려받게 되며 남성에게만 있는 Y염색체는 고환을 만들고 남성호르몬을 분비하는 등 남성을 남성답게 만들어준다.
유전자 지도를 통해 Y염색체에 놓여 있는 개별 유전자의 기능이 모두 규명되면 여성과 구별되는 남성의 생물학적.행동심리학적 특성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인체지놈사업의 부산물로 얻은 이번 연구결과는 Y염색체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바꾸었다. 지금까지 유전학자들은 남성이 여성보다 유전적으로 열등하다고 믿어 왔다. 여성의 성염색체인 X염색체는 Y염색체보다 세배나 크고 유전적으로 안정돼 돌연변이가 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유전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Y염색체가 거듭된 돌연변이의 축적으로 1천만년 후 소멸할 것이며, 이는 곧 남성의 절멸을 의미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Y염색체는 다른 염색체에선 볼 수 없는, 앞뒤로 염기서열이 일치하는 이른바 '거울대칭 서열'이란 특수한 구조를 갖고 있어 돌연변이에 저항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유전적 안정성 면에서 결코 여성의 X염색체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Y염색체는 조상의 뿌리를 찾는 데도 요긴하게 활용된다. 네이처는 영국 칼리지런던대학의 데이비드 골드스타인 교수팀이 최근 영국에 거주하는 1천7백여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Y염색체를 분석한 결과 오늘날 영국을 지배하는 유전자는 앵글로색슨족이 아니라 켈트족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역사적으론 문명인으로 알려진 앵글로색슨족이 승자지만 유전적으론 야만족으로 폄하돼온 켈트족이 승자라는 것이다.
실제 켈트족 유전자는 웨일스 일대뿐 아니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전체에도 광범위하게 영국 남성의 Y염색체에서 발견됐다. 지금까지 혈통을 추적하는 데엔 모계로 전달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이용해 왔으나 돌연변이에 취약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 결정적인 흠이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조상 뿌리 찾을 때도 요긴하게 쓰여
축구공이 날아오면 소녀는 몸을 움츠리는 데 비해 소년은 왜 공을 향해 앞으로 달려나갈까. 남성은 왜 여성보다 길눈이 밝고 큐브 퍼즐을 잘 푸는 데 비해 눈썰미가 없고 무드에 냉정할까.
후천적 교육만으론 설명하기 어려운 남녀간 차이를 알 수 있는 실마리가 풀렸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19일 미국 화이트헤드 생의학연구소 데이비드 페이지 박사팀이 사상 최초로 남성의 성염색체인 Y염색체의 염기서열과 함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인간은 부모로부터 23개씩 모두 46개의 염색체를 물려받게 되며 남성에게만 있는 Y염색체는 고환을 만들고 남성호르몬을 분비하는 등 남성을 남성답게 만들어준다.
유전자 지도를 통해 Y염색체에 놓여 있는 개별 유전자의 기능이 모두 규명되면 여성과 구별되는 남성의 생물학적.행동심리학적 특성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인체지놈사업의 부산물로 얻은 이번 연구결과는 Y염색체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바꾸었다. 지금까지 유전학자들은 남성이 여성보다 유전적으로 열등하다고 믿어 왔다. 여성의 성염색체인 X염색체는 Y염색체보다 세배나 크고 유전적으로 안정돼 돌연변이가 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유전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Y염색체가 거듭된 돌연변이의 축적으로 1천만년 후 소멸할 것이며, 이는 곧 남성의 절멸을 의미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Y염색체는 다른 염색체에선 볼 수 없는, 앞뒤로 염기서열이 일치하는 이른바 '거울대칭 서열'이란 특수한 구조를 갖고 있어 돌연변이에 저항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유전적 안정성 면에서 결코 여성의 X염색체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Y염색체는 조상의 뿌리를 찾는 데도 요긴하게 활용된다. 네이처는 영국 칼리지런던대학의 데이비드 골드스타인 교수팀이 최근 영국에 거주하는 1천7백여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Y염색체를 분석한 결과 오늘날 영국을 지배하는 유전자는 앵글로색슨족이 아니라 켈트족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역사적으론 문명인으로 알려진 앵글로색슨족이 승자지만 유전적으론 야만족으로 폄하돼온 켈트족이 승자라는 것이다.
실제 켈트족 유전자는 웨일스 일대뿐 아니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전체에도 광범위하게 영국 남성의 Y염색체에서 발견됐다. 지금까지 혈통을 추적하는 데엔 모계로 전달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이용해 왔으나 돌연변이에 취약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 결정적인 흠이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