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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세상

병영일기

조회 수 3593 추천 수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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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옛사람들의 이름이 한꺼번에 마구 쏟아질 때가 있다. 결코 죽음이 가까워오거나 삶이 다다랐음을 느끼기 때문에 그러는 것은 아니다. 모두들 소중했던 사람들인데 잠깐 스쳐지나가는 정도밖에 안된다니...
나에게 그렇게 잘해주었는데 그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할 대가 제일 안타깝다. 연락을 한다한다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은 다가갈 수 없을 정도로 어색해져 먼저 연락을 끊는 경우도 많았다. 아쉬웠다. 언제부터인가 느낀건데 나에게는 잔정이라는 걳이 없나보다. 실망스러워 해야하나?
그런 사람들은 지금 무엇을 할까. 나에 대한 기억이 과연 얼마나 남아있을까. 아예 없어졌을런지도 모른다. 그 어떤 사람에 대한 나의 기억처럼... 잊혀지지 않으려 애를 쓰는 사람도 있을테고 나에 대한 악한 감정 때문에 잊으려 애를 쓰던 사람도 있었을테고... 그런 생각조차 업싱 그냥 그렇게 사느라고 잊은 사람도 있고...
오늘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순간 기억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쭈욱 적어내려가는 것은 어떨까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근데 그것은 시간낭비이다. 없어지지 않는 곳에 새기는 행위(?)가 의미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언제 잊혀질지도 모르는 이름들에게 '절대로 잊지 않겠노라'로 하는 위선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소중한 이름은 그것대로 마음에 깊이 새겨지길 원한다.
잊기 싫지만 잊혀지길 바라지는 않지만 내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나하나씩 그 얼굴과 행위와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다. 그들이 나를 잊어가는 것처럼...


- 당신을 잊었다고, 지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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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황해원 2005.01.07 08:31
    한참 전에 썼던 일기지만... 이 일기를 쓰기 전에도... 그 후에도 늘 이 일기의 내용에는 공감하고 있었다.
    나를 잊는 사람들...
    내가 잊는 사람들...
    그때만은 나에게... 그리고 내가 소중했을텐데...
    언제 잊혀진다고 생각할 사이도 없이... 그렇게 잊혀져가고 지워져갔다.

    그사람을 잊고싶다는 말을 아주 은근슬쩍 표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지금봐도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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